요즘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해 정부와 여당, 그리고 제주도가 정성을 쏟고 있다. 여느 다른 시도와 달리 특별한 무언가를 위해 줄을 대고 또 정책수립하기에 여념이 없다.

이는 ‘제주자치도’가 아닌 ‘특별자치도’라는 점에서 ‘특별’이 지닌 마력 때문이다. 우리나라사람들은 유난히도 이 ‘특별’을 매우 좋아한다.

▶예를 들어 양주 이름에 ‘골드’, ‘VIP', '윈저’ ‘임페리얼’ 등 모두 최고 호칭을 쓰면 뭔가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다.

대포에도 왕(王)대포가 있듯이 말이다. 무슨 상표이건 킹, 퀸, 스타, 슈퍼, 딜럭스, 스페셜 같은 최고 호칭을 유독 좋아한 것도 다 한국인의 심성에서 비롯됐다.

‘특(特)’자 좋아하는 것도 이에 다름 아니다. 먹는 음식에도 특식이 있고 융슝한 대접은 특별서비스, 상에는 특별상까지 있다. 서울특별시는 가장 단적인 예다. 우리나라사람에게 있어 서울이 특별로 군림할지 모르지만 외국인에게 있어 서울은 특별한 곳이 아니다.

▶특(特)이란 말의 어원은 별볼일 없는 소나 돼지의 수놈(雄)을 뜻하는 것이었다. 옛 문헌에 보면 특처(特妻)란 말이 나온다.

이는 현처(賢妻)가 아니라 아내를 낮춰부르는 우처(愚妻)란 뜻이었다. 도 특묘(特廟)하면 종묘(宗廟)가 아닌 임금님의 첩을 모시는 사당리난 뜻으로 격하하는데 쓰였다. 공공기관에서 군림하는 지금의 차별호칭의 ‘특별’과는 사뭇 달랐다.

▶이유야 어찌됐든 제주는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구상한 ‘특별자치도’ 추진을 위해 역량을 다 쏟고 있다. 과거의 낮춤에서 지금의 다른 대우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그런 특별자치도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자치경찰, 자치교육, 자치입법, 자치조세권 등 특별자치도가 갖는 위엄(?)을 갖추기 위해 법적 제도적 모든 뒷받침이 다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특’이 갖는 겸손함과 자기를 낮추는 심성을 먼저 기르는 인적교육의 바탕위에 ‘특별’한 제주도가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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