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지사가 지역항공사 설립 업무를 수자원관리본부장에게 맡겼다. “업무가 한가한 수자원본부장이 직접 챙겨서 일을 잘하도록 하는데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 발상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것은 공무원의 조직을 무시한 돌출행위이며, 행정의 일관성을 훼손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공무원 조직은 일정한 업무분장과 그것을 지키는데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연히 관장 부서가 있는데도 그것을 무시하고 엉뚱한 곳으로 이관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일의 능률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 하더라도, 지난 3년간 지역항공사 업무를 관장하던 관광문화국과 행정지원단을 제쳐놓고, 지역항공사 설립과 관련이 없는 수자원본부장에게 맡긴 것은 지방행정의 최고책임자 스스로가 공무원 조직을 무너뜨리는 행위밖에 되지 않는다. 수자원본부장의 능력을 활용할 요량이라면, 차라리 그 사람을 관련부서에 갔다 놓고 활용하는 것이 바른 길이다.

행정의 일관성 측면에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행정의 일관성은 주민들로 하여금 ‘예측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는데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그것은 행정을 함에 있어 일관성이 있어야만 주민들이 행정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행정을 그 내용의 이치나 사리에 따라 처리하지 않고, 같은 내용이라도 사람이나 사안에 따라 달리 처리하게 되면 주민들로부터 행정의 신뢰성을 얻을 수가 없다. 이번 일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를 더욱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사람은 많지만 일하는 사람은 적다”는 김 지사의 현실판단이다. 우리의 공무원 사회가 그 모양이라면, 그것이야말로 큰일이다.

그것을 시정할 책임은 김 지사 스스로에게 있다. 일하지 않는 공무원들에게 월급을 주라고 우리는 꼬박꼬박 세금을 내지 않는다. 일하지 않는 사람은 과감히 퇴출시키고, 일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김 지사가 할 일이다. 현실을 개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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