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특별자치도 의회 내에서 해괴한 일이 벌어졌던 모양이다. 의원 부인들이 단체로 제주도의회를 방문, 남편의 사무실과 본회의장을 시찰했는가 하면 계장-과장도 아닌, 사무처장으로부터 업무 보고까지 받았다고 한다. 질의-답변이 오갔던 것도 물론이다. 더욱 민망스러웠던 것은 의회와 의회 사무처 공무원들의 ‘사모님’ 모시기였다고 한다. 마침 의원 부인들의 의회 방문 날짜가 휴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처 공무원들은 이 때문에 출근해야 했고 사모님 호칭을 써 가며 그들을 모시기에 진땀을 뺐다고 한다. 심지어 도의회가 작성한 언론사용 보도자료에까지 ‘의원사모님’ 운운했다니 말문이 막힌다. 이런 해괴한 일이 일어난 것은 일부 의원들이 사무처에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여성의원 남편들도 초청 해다 업무보고를 드리는 등 깍듯이 모셔야 할게 아닌가. 도민들은 말한다. 어려운 도 재정에도 독방을 달라고 떼 쓴 것이나, 해외 시찰 경비가 적다는 것도 부인을 위한 과시용이거나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위한 것이 아니냐고 말이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이번 일로 그만큼 신뢰가 떨어졌음을 뜻한다. 콩으로 매주를 쑨다해도 도민들이 의회를 믿어주지 않은 다면 큰 일이다. 다만 이런 와중에서도 일부 의원부인들은 그날 불우 돕기에 나갔다니 그나마 다행이요, 모범적이며, 안심이 된다. 도의회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안다. 만약 집행부인 제주도 고급 공무원들이 휴일에 직원들을 출근시켜, 도청 청사로 초청한 자기 부인들을 모시게 하고, 부지사가 업무보고까지 했다면 감시-견제 기구로서의 의회가 가만있을 수 있겠는가. 제주도 의회 사상 초유의 망측한 일이 다른 행정 기관이나 교육계에까지 번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제주도 의회의장은 도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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