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앞인데 감희 ...”...시민의식 곳곳서 ‘꺾여’
‘차선 규제봉’ 잇단 수난
학교주변 상가지대 등 파손.퇴색 등 훼손 수두룩
제주시내 1만1000개 ‘파손-정비’ 악순환


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뛰어넘어 길거리를 걸어가는 인적조차 드물었던 22일 낮 제주시 광양초등학교 인근.

이 일대 어린이들의 안정통행을 위해 도로변에 가지런하게 설치된 수백 개의 ‘차선 규제봉’이 유일하게 차도와 보행통로를 구분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광로에서 광양초등학교 입구로 향하는 곳곳에 파손된 차선 규제봉들이 목격됐다.

일부는 차량 등으로 주차하는 과정에서 차량과 부딪혀 퇴색된 것을 비롯해 아예 누군가 일부러 뽑아 놓은 차선 규제봉도 곳곳에서 확인됐다.

자신의 차량을 주차시키기 위해 아예 차선 규제봉 밑동을 잘라내 버린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등하교 어린이들을 보호를 위해 수백개의 차선 규제봉이 설치된 제주시 연동 신제주 초등학교 주변.

이 곳 역시 인근 주민들이 훼손한 것으로 추정되는 파손된 차선 규제봉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처럼 보행자 보호와 차량의 안전소통을 위해 도로상에 설치된 차선 규제봉이 일부 시민들의 ‘자기욕심 챙기기’에 ‘희생’되고 있다.

자신의 집 근처에 설치된 차선 규제봉이 자신의 차량 주정차 등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 등으로 고의로 훼손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제주시 지역에 설치된 차선 규제봉은 대략 100여 곳에 1만1000개에 이르고 있다.

차선 규제봉은 자량의 갖길 통행을 차단, 보행자들의 안전한 통행과 중앙선 침범 예방 및 불법 주정차 규제를 목적으로 설치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차선 규제봉 가운데 상당수가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로 인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차선 규제봉은 하나를 설치하는데 작업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5만원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제주시는 해마다 이들 훼손된 차선 규제봉을 정비하면서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한편 제주시는 내달 10일까지 대형마트 인근 27곳과 학교주변 27곳 등 모두 54곳에 대한 차선 규제봉 실태조사를 벌여 교체 및 물 세척 작업 등을 벌일 예정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차선 규제봉의 경우 상가 등의 영업활동에 일부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차선 규제봉이 시민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안전하게 걸어 다닐 수 있는 보행공간을 제공하는 점에서 보행자들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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