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4차 협상을 저지하려는 1만여 시위대의 격렬한 시위, 역시 이를 저지하려는 1만여 경찰병력의 거센 진압작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내 협상장 주변에서는 연 사흘 째 시위대와 진압경찰간의 격렬한 공방이 계속됐다. 이 때문에 시위대와 진압 경찰 십 수명이 다쳐 후송되는 등 협상장 주변은 아스라장이 됐고 협상 나흘째인 오늘(26일)까지도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제주도 당국이 FTA협상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 선전 내용만을 담은 FTA 찬양일색의 홍보 팸플릿을 일선 시읍면동을 통해 살포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한미 FTA, 미래로 향한 다리입니다’라는 제목의 만화형식으로 된 정부의 FTA 홍보 팸플릿은 한미 FTA 협상의 긍정적인 면만을 부각시켜 FTA 협상에 대한 도민이나 국민여론을 왜곡시키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시읍면동의 이 팸플릿 배포는 한미 FTA 제주협상에 임하는 제주도정에 부정적으로 작용잘 수밖에 없다. 김태환 지사나 양대성 도의장, 그리고 제주지역 국회의원 등이 나서서 감귤 등 1차산업 협상 예외품목 인정 등을 호소하는 등 제주감귤 지키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데도 뒤에서는 이에 반해 FTA 홍보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감귤 살리기에 진력하는 척 하면서 뒤에서는 FTA 찬양 홍보를 하는 ‘제주도정의 이중성이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한미 FTA 제주협상에 대응하는 도 당국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다. 이제 한미 FTA 4차 협상은 종반에 접어들었다. 사실을 말하면 오늘(26일)이 마지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 당국이 진정 ‘감귤사수’에 대한 진정성을 가졌다면 정부의 ‘FTA 찬양 홍보 팸플릿’ 배포를 당장 중단하고 도가 앞장서 ‘감귤 및 1차산업 사수 범도민 궐기대회’라도 열어 협상단에 도민의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적어도 그래야 ‘도정의 이중성’에서 벗어날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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