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제주는 탄핵정국, 동서로 나뉘어진 지역구도, 지연·학연, 흑색선전, 절망적인 민심, 등 시대착오적인 풍경화로 온통 물들여져 있다.

음흉하고 선정적인 색깔로 우리를 유혹하고 사회를 병들게 하는 선거판 단골손님 '흑색선전'은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구체적 대안과 현실화 시킬 수 있는 실력도 없으면서 포장만 요란한 공약을 무기를 사용하는 어설픈 정책대결은 따분한 봄날 오후2시에 먹는 수면제이다.

가뜩이나 조그만 섬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출신고향을 강조하며 지역구도를 조작하는 행태는 초등학교 시절 즐겨하던 '땅따먹기'와 다를바 없다.

과태료 50배, 포상금 5,000만원이라는 선거관리위원회 극약처방은 우리 유권자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서글프다.

90도로 깍듯이 꺽는 후보자 특유의 조폭식 인사법은 정치인들과 유권자들의 관계를 희화화시킨다.

'두다리 건너면 괸당'이라는 제주특유의 혈연 환경과 지연·학연은 '끼리끼리 연대'공식을 충실히 이행하며 아직까지도 그 탄탄함을 자랑한다.

계절은 따뜻한 봄날이지만 장차 중앙정치 진출을 꿈꾸는 도내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마음은 지난 겨울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것 같다.

이제는 '기호품'으로 추락해버린 정치판은 도민들에게 술안주꺼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삶을 짓누르는 경제환경은 정치인들에게 걸었던 미련이 부질 없었음을 깨닫게 해줄 뿐이다.

총선을 앞둔 권력방정식속에는 오직 정치브로커들만 남아 있지만 그들은 의아해 하지는 않는다. 표심만을 생각했지 민심을 생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새삼스러울게 없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정치인들의 '꿈'과 유권자들의 '바램'은 일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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