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관광산업고등학교에는 골프관리학과라는 특성화(特性化) 학과가 있다. 제주도 교육청은 이 특성화 학과를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2002년부터 2003년까지 어려운 예산을 쪼개 이 학교에 2억5000여 만원을 들여 일반 시민도 이용할 수 있는 65타석의 골프연습장을 만들어 주었다. 골프연습장을 만들어 준 이유야 물으나마나 아닌가. 골프관리학과 학생들의 이론과 병행한 실기교육을 위해서일 터다.

골프연습장 자체가 교사와 학생의 교과서 겸 실습장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꼭 필요한 시설이다. 일반 시민 이용자들에게까지 요금을 받아 수입도 올릴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인 측면도 있다. 따라서 교육청이 예산 난에도 불구하고 골프연습장을 마련해 준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관광산업고등학교의 골프연습장 관리는 엉망이다. 우선 이용료 징수가 멋 대로다. 당해 학교 직원이나 운영위원회의 무료 입장은 그렇다 치더라도, 퇴직자들과 학교 발전에 공이 있다고 생각되는 자, 도교육감이 관할하는 기관의 교직원, 특히 그 배우자들에게까지 30%를 할인해 주고 있었다니 눈 꼴 사납다.

사정이 그러하니 이용료 전액을 내고 그곳을 드나드는 일반 시민들이 오죽 부아가 났겠는가. 골프연습장 수입금을 쓰는 것도 헤프다. 각종 명목으로 지출한 돈이 적지 않다고 한다. 심지어 이 학교 교직원 68명이 연수 여행을 갈 때는 1인당 30만원씩 보태 주었다고 한다. 현재 부실한 운영 상태로서도 2003년에 2억6500만원, 2004년에 2억69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니 관리만 잘하면 제법 수지가 맞을 법하다. 관광산업고의 골프연습장 방만 운영은 이미 당국의 지적을 받았다고 하던 데, 앞으로 무료 및 할인 입장을 대폭 줄이고, 선심성 지출을 억제해서 수익이 높아지면 투자액을 회수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그간의 방만 운영에 대한 괘씸 죄를 적용해서라도 말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