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영공학 박사·한국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장
산업경영공학 박사·한국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장

많은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다. 이제 도내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진학 등으로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안 되는 현실에서도 청년들은 무조건 대학을 가려고 한다. 여기에는 대학 존립과 연계된 입학생 유치경쟁과 학부모들이 학력 만능 인식이 청년들을 혼란스럽게 하지만 이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학졸업장 자체로 노동 시장에서 인재를 가려내는 신호 기능이 상실하여 학력을 대체할 적절한 인재를 발굴할 새로운 수단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NCS이다. 이제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겐 낯설지 않은 용어가 되었다. 동네 서점 취업 코너에서도 흔히 관련 서적들을 찾아볼 수 있다.
NCS는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능력(지식, 기술, 태도)을 국가가 산업부문별, 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으로 우리나라 직무역량 백과사전, 인재양성 지침서, 직무능력중심 채용의 기준이 될 수 있는 능력중심사회 구현의 핵심이다. NCS는 2013년 선체정비 등 240개 직무개발을 시작으로 2021년 현재 1,039개 직무가 표준화되었다. NCS 기업 활용 컨설팅 참여기업도 5,334개로 확대되었다.
영국, 호주 등 많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NCS 제도를 축으로 직업교육훈련체제를 산업 수요에 맞춰 혁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의 사회 구현’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수단으로 NCS가 시행되고 있다. 채용, 전보, 승진 등에 있어서 학벌이나 연공이 중시 되었던 노동시장에서 인적자원을 평가하는 새로운 준거로서 제시된 것이다.
분절되고 닫힌 고용노동시장 중심에서 학력중심과 연공이나 조직에 대한 충성도에 의해 평가받는 사회에서 이제 능력중심사회로 개인의 역량이 평가받는 사회로 변해야 한다. 지금 산업현장과 유리돼 있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도 NCS를 통해 자신이 일할 분야를 정할 수 있고 학교나 훈련기관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능력을 배워서 공정하게 평가받고 산업현장에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능력에 따라 정당하게 평가받고 보상받는 세상이 능력중심사회일 것이다, 그런 사회가 NCS를 통해 더 빨리 다가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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