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준-산업경영공학 박사·한국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장
박동준-산업경영공학 박사·한국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장

지난해 말 고용노동부는 2021~2023년 제1차 일학습병행추진계획을 심의·의결하였다. 추진계획에는 향후 3년간 사업을 질적으로 내실화하고 코로나 19, 4차 산업혁명 등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2014년 도입된 이후 지난해까지 학습기업 1만6600여 개와 학습근로자 10만5000명이 참여했다(제주지역은 145개 학습기업, 1,504명의 학습근로자)
일학습병행법은 2019년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후 지난해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2014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일학습병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노동기구(ILO)에서 강조하는 일터 학습 방법으로 독일·스위스의 도제제도를 한국 실정에 맞게 설계한 제도이며 기업이 청년 등을 우선 채용한 후 체계적인 현장훈련과 학교 등에서 이론교육을 추가로 병행하는 현장 기반 훈련이다. 심각해지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제조업 강국 독일의 중심에는 중소기업이 있다. 전체기업의 99%를 차지하며 독일 내 총고용의 61%, 국내총생산(GDP)의 52%를 창출한다. 이들 기업의 기술력은 개발도상국들이 따라 할 수 없는 전문성을 갖고 있으며 어떠한 경제위기 속에서도 독일을 지켜내고 있다. 또한 독일의 중소기업은 이직율이 2.7%다. 독일 전체평균 7.3%에 비하면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이들 기업의 직원 중 80% 이상은 직업훈련생 출신이다. 일터에서 선배 마이스터로부터 도제식으로 기술을 배워 전문성을 기른다. 기업은 학력과 관계없이 숙련도에 따라 임금을 책정하고 자기 개발이나 경영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등 이들의 성취감과 만족도를 높인다.
일학습병행에 참여하는 우리 중소기업도 젊은 인재들이 회사 내에서 비전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필요한 기술과 이론을 가르쳐 학습근로자의 숙련도를 높이는 한편 스스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결과에 따라 합리적인 보상을 해준다면 일에 대한 성취감뿐만 아니라 기업에 대한 소속감과 긍지를 가질 것이다.
일학습병행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하여 체계적으로 설계된 이론(OFF-JT)과 실습(OJT) 훈련과정을 통해 기업은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학습근로자는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제도이다. 불필요한 스펙 쌓기 없이 조기입직이 가능하며 기업 맞춤형 훈련프로그램을 통해 빠른 적응으로 평가 결과에 따라 국가기술자격과 학위취득도 가능하다. 이제 일과 학습을 동시에 ‘선취업 후학습’으로 두 마리 토끼를 몰고 갈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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