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고도까지 비행, 극미중력 체험
베이조스보다 9일 먼저 우주 비행

우주 관광 시범비행에 성공한 뒤 샴페인을 터트리는 리처드 브랜슨
우주 관광 시범비행에 성공한 뒤 샴페인을 터트리는 리처드 브랜슨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우주 관광 시범 비행에 성공했다.
브랜슨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기준 오전 7시 40분께(현지시간) 자신이 창업한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선 'VSS 유니티'를 타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VSS 유니티'는 500여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모선인 'VMS 이브'에 실려 미국 뉴멕시코주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에서 이륙했고 1시간 뒤 지상에 무사히 착륙했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유니티'에는 모두 6명이 탑승했다. 브랜슨과 버진 갤럭틱 소속 조종사 2명, 임원 3명이 우주 관광 체험에 나섰다.
'이브'가 동체 아래에 '유니티'를 매달고 8.5마일(13.6㎞) 상공에 도달하자 '유니티'는 '이브'에서 분리돼 음속 3배인 마하3의 속도로 우주의 가장자리를 향해 날아올랐다.
브랜슨은 고도 55마일(88.5㎞)까지 도달해 약 4분간 중력이 거의 없는 '미세 중력'(microgravity) 상태를 체험한 뒤 지구로 귀환했다.
브랜슨은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데 17년 동안의 노고가 있었다"며 우주 관광 시범 비행을 성공시킨 버진 갤럭틱 팀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미국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을 창업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의 우주 비행보다 9일 빨랐다.
베이조스는 오는 20일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52주년 기념일에 맞춰 직접 우주 관광 체험에 나선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도 오는 9월 일반인 4명을 우주선에 태워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비행에 도전한다.
베이조스와 머스크는 브랜슨의 첫 우주 관광을 축하했다.
베이조스는 최근 블루 오리진의 우주 로켓이 브랜슨의 우주 비행기보다 더 높이 비행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럽 국제항공우주연맹은 고도 100㎞인 '카르만 라인'(karman line)을 넘어야 우주로 정의하는데 베이조스는 브랜슨의 우주 관광은 이 기준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버진 갤럭틱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연방항공국(FAA)이 고도 80㎞ 이상을 우주의 기준으로 본다는 점을 들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우주에 도달하는 것과 (더 먼) 궤도까지 가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블루 오리진과 버진 갤럭틱의 우주 관광을 한 수 아래로 평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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