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남아공 소웨토의 한 가게 직원이 약탈당해 텅 빈 매장에 앉아있다.
지난 13일 남아공 소웨토의 한 가게 직원이 약탈당해 텅 빈 매장에 앉아있다.

최근 며칠 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폭동과 약탈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한국 기업 중 LG에 이어 삼성도 일부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간) 현지 기업 주재원 등에 따르면 이번 소요의 주요 발생지인 동남부 콰줄루나탈주에 있는 삼성 물류창고에 피해가 발생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간밤에 콰줄루나탈에 있는 창고에 (약탈)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안다"면서 "(치안 부재로 인해) 현장 접근 자체가 어려워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이 어렵고 시간이 좀 더 지나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콰줄루나탈주 항구도시 더반의 삼성 공장은 보안이 강화된 공항 근처에 있는 관계로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더반 공장이 전소된 LG의 경우 초기 투자만 2천만 달러(약 230억 원) 규모이고, 액정표시장치(LCD) TV와 모니터의 연간 생산 규모는 5천만 달러(약 573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창고에 보관 중이던 완제품과 자재까지 약탈당하고 설비가 불타면서 손실액만 수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지 온라인매체 뉴스24는 더반 고속도로 N2에서 폭도들과 경찰 간 실탄 총격전이 벌어지는 동영상을 올렸고, 보도채널 eNCA방송은 폭동으로 인해 콰줄루나탈의 사망자가 26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전국 사망자는 전날 6명에서 이날 현재 32명으로 늘었다.
전날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이틀 연속 폭동에 대한 엄정 대응을 발표한 가운데 수도권 하우텡주에서 경찰이 군과 함께 약탈 가담 주민들을 대규모로 검거하는 장면도 속속 방영되고 있다.
박철주 주남아공 대사는 "현지 정부와 경찰에 우리 기업과 교민 피해가 발생한 곳에 우선적으로 대응해달라고 최대한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폭동과 약탈은 지난 8일 재임 기간 부패 혐의를 받는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이 수감되면서 그의 출신지인 콰줄루나탈주를 중심으로 일어나 수도권 하우텡 등으로 확산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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