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하루에만 도시 2개 더 장악
바이든 “아프간 스스로 싸워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아프가니스탄에서 10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두 개 도시를 추가로 장악하는 등 탈레반 점령 지역이 계속해서 빠르게 늘고 있다.
탈레반은 이날 서부 파라주의 주도인 파라를 장악한 데 이어 북부 바글란주의 주도 풀-에-쿰리도 차지했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탈레반은 지난 6일 남서부 님로즈주 주도 자란지에 이어 7일에는 자우즈잔 주도 셰베르간, 8일에는 북부 쿤두즈주 주도 쿤두즈와 사르-에-풀주 주도 사르-에-풀, 타크하르주 주도 탈로칸, 9일에는 북부 사망간주 주도인 아이바크를 수중에 넣는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장악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아프간전 종료 선언과 함께 오는 9월 11일을 시한으로 주둔 미군 완전 철수에 나서면서 탈레반의 공세가 급격히 빨라진 것이다.
유럽연합(EU)의 한 고위 관리는 미군 완전 철수 시한을 한 달 앞둔 이날 "탈레반이 현재 아프간 영토의 65%를 통제하면서 11개 지역 수도를 장악하기 위해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점령된 도시 대부분이 북부 지역으로, 이는 전통적인 반(反) 탈레반 지역인 아프간 북부에서 정부의 통제력이 완전히 상실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AFP는 전했다.
아프간 정부는 수도 카불을 포함해 대도시 위주로 정부군 병력을 집중시켜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탈레반과 이렇다 할 교전도 없이 도시들이 하나둘 탈레반의 수중에 떨어지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는 아프간 정부군을 돕겠다고는 밝혔지만 기본적으로 이제 아프간 방어는 아프간 정부 스스로 해야 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아프간 상황과 관련하여 "아프간 지도자들은 한데 뭉쳐야 한다. 그들은 자신을 위해 싸우고 그들의 국가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30만명이 넘는 아프간 군대를 훈련해 왔다면서 미군 철수 결정을 후회하지 않으며, 다만 아프간 공군을 위한 공중 지원 등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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