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패 한라산이 무더위와 경제난 속에 지친 시민들을 위해 신명나게 굿을 한 판 벌인다.

제주사회의 현실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는 '마당굿 세경놀이'가 바로 그것.
오는 29일 서귀포시 천지연 칠십리공연장에서 마련되는 '세경놀이'는 인간의 생활과정을 자연질서 속에 대입해 유감주술적인 놀이굿이다.

한라산은 남편과 시부모의 학대에서 도망친 여인이 '백장동티(강간)'을 당하고 임신하여 출산하는 내용은 생산에 비유하면서 풍요의 유감주술인 신화적 의미를 다소 파괴한다.

'즉 작품은 현실적, 유희적 의미를 조장하면서 맵고 쓰라린 시집살이의 한을 성적이고 외설적인 풍자 속에 희화해 보여주려 하고 있다.

한라산의 김영진씨는 "사회가 다변화 되고 농산물 수입이 전면적으로 개방되면서 농민들의 삶이 궁핍해지고 있다"면서 "점점 허탈과 비관에 빠져 가는 지역주민들이 용기와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4년 무대지원사업으로 선정된 '마당굿 세경놀이(작 정공철, 연출 윤미란)'에는 부진희. 이효춘, 우승혁, 김영진, 이상철, 김기정, 여상익이 출연한다.

놀이패 한라산은 1987년에 창립해 제주지역의 역사와 민생을 예술적 토대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다. 제주 특유의 마당굿을 기획, 제작하고 있는 한라산은 특히 제주 4·3을 작품화 해서 올바른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이뤄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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