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정부 출범…여성 배제
언론 탄압 탈레반 본색 드러내

파죽지세로 아프가니스탄을 휩쓸던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지난달 15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카불에 들어섰다.
대통령은 누구보다 빨리 국외로 도망쳤고 정부는 허망하게 무너졌다. 이후 한 달 아프간은 대격변과 혼란을 겪었다.
이슬람국가(IS)는 이를 노려 대형 테러를 벌였다. 탈레반의 '완전 장악' 선언 속에서도 저항군은 반(反)탈레반 기치를 들었다.
장밋빛 약속을 내세우던 탈레반은 강경파로 채운 과도 정부를 출범시켰다. 그러면서 시위 강경 진압, 언론인 폭행을 벌이며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미군 철수 막바지인 지난달 6일 처음으로 지방의 주도(州都)를 점령했다. 이후 차례로 주요 도시들을 무너뜨렸다. 같은 달 15일 마침내 카불까지 진격했다.
탈레반과 IS는 그간 대립 갈등 관계였다. 같은 이슬람 수니파지만 IS는 탈레반의 태도가 온건하다며 비난해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IS-K가 이번 공격으로 국제사회에 화려하게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은 NRF가 투항을 거부하자, 지난 2일부터 본격적으로 판지시르를 침공했다. NRF는 격렬하게 저항했으나 6일 주도 바자라크에서 밀려났다.
탈레반은 전쟁 종결을 선언했다. 주청사에 자신들의 깃발을 건 사진도 공개했다.
탈레반은 판지시르 이슈가 정리되자 다음 날인 7일 밤 과도정부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정부 모양새 구축에 박차를 가한 것이다.
탈레반은 엄격한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앞세웠던 과거 통치기(1996∼2001년)와 달리 적극적으로 국제사회와 교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카타르,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를 빼면 탈레반을 인정하려는 나라는 극히 일부다.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지도부의 공언과 달리 일부 일반 대원들은 여전히 여성과 정부 종사자, 언론인 등을 가혹하게 다루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진다.
탈레반 지도부는 새 통치 체제의 근간도 여전히 샤리아라고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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