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글로벌 브리튼' 전략 발표...일본과 군사협력 등 다시 밀착

필리핀해에서 합동군사훈련 하는 영미일 항모전단
필리핀해에서 합동군사훈련 하는 영미일 항모전단

119년 전 러시아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손을 잡았던 영국과 일본이 다시 밀착하고 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결정 후 '글로벌 브리튼'(Global Britain) 전략을 발표하며 인도·태평양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영국과 중국 견제를 위한 우군을 확보하려는 일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다.

최근 동중국해에서 진행된 양국 항모전단의 연합훈련과 일본이 주도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영국이 동참하려는 움직임까지 이어지면서 '() 영일동맹'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국의 군사적 개입 방침을 명확히 했던 것은 테리사 메이 전 총리였다.

20178월 새로 완공된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에 탑승해 '글로벌 브리튼' 비전을 발표한 메이 당시 총리는 2주 뒤 일본으로 날아갔다.

당시 영일 양국 정상은 도쿄에서 영국의 '글로벌 브리튼' 전략과 아베가 주창한 '적극적 평화주의'를 조화시키고,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내용을 담은 '영일 공동안보선언'을 발표했다.

전임자인 메이의 외교정책을 계승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달 초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을 본거지인 영국 포츠머스에서 2이상 떨어진 일본 요코스카(橫須賀)항으로 보냈다.

영국 항모전단은 요코스카항에서 나흘간 기항하며 오키나와 근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퍼시픽 크라운 21'로 명명된 해상연합훈련을 했다.

뉴스위크 일본판은 최근호에서 "영국의 새로운 전략인 '글로벌 브리튼'에 따라 대형 항공모함이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확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신 영일동맹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 영일동맹으로 묘사되는 영국과 일본의 군사적 밀착은 향후 일본의 오커스(AUKUS) 합류와 영국의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4자 협의체) 참여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환태평양 국가도 아닌 영국이 올 상반기에 일본과 호주가 주도하는 CPTPP 참여를 신청한 것도 이런 움직임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과 일본의 급속한 군사적 밀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가는 당연히 중국이다.

영국의 CPTPP 참여 신청도 중국으로서는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중국은 오커스 출범 직후인 지난달 16일 신청서 접수 업무를 담당하는 뉴질랜드에 CPTPP 참여를 신청했는데, 오커스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영국은 이에 앞서 올해 2월 가입 신청서를 냈고,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CPTPP를 주도하는 일본과 호주는 우호적 관계인 영국과 대만의 가입에는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의 참여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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