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국내 발굴 유엔참전용사 첫 안장

2016년 6월 경기 파주 마지리 무명243고지 발굴사진
2016년 6월 경기 파주 마지리 무명243고지 발굴사진

70년 전 머나먼 이국땅에서 자유진영을 위해 싸우다가 숨진 무명의 영국군 3명이 전우들 곁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간다.

국가보훈처는 오는 11일 유엔 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을 맞아 무명용사 3구의 유해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한다고 4일 밝혔다.

안장되는 3구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20162017년 경기 파주 마지리와 마산리 인근에서 부분 유해로 각각 발굴했다.

·미 공동 감식 결과 유해의 주인공들은 영국군 제29여단 글로스터대대 소속으로 19514월 벌어진 설마리전투와 파평산전투에서 혈전 중 전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설마리전투는 195142225일 설마리 계곡에서 글로스터대대 800여 명이 중국군 3개 사단 42천 명의 남하를 막으려 사력을 다한 전투다.

이들은 유엔기념공원 영국군 묘역에 묻혀 꼭 70년 만에 전우들과 다시 만나게 된다.

안장식은 부산을 향하여’(턴 투워드 부산)라는 표어아래 유엔사령부에 근무하는 영국군 장병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해 운구를 시작으로 하관, 허토, 헌화, 묵념 순으로 진행한다.

안장식 이후 유엔군 전사·실종자 4896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명비 앞에서 국제 추모식이 이어진다. 오전 11시 정각에 맞춰 부산시 전역에 추모 사이렌이울리고 1분간 묵념하게 된다.

추모식을 처음 제안한 캐나다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씨가 전우에게 바치는 시를 낭독하고,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유엔 참전용사의 헌신을 기억하는 추모 비행을 펼친다.

유엔 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은 2007년 커트니씨가 6·25전쟁 참전 전사자들이 안장된 유엔묘지가 있는 부산을 향해 묵념할 것을 제안한 이래 매년 111111시를 기해 행사가 거행되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한국 정부 초청으로 오는 813일 방한하는 8개국 60여 명의 유엔참전용사와 가족들이 함께해 자리를 빛낸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감사 영상 메시지를 보내고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해 마르타 루시아 라미레스 콜롬비아 부통령, 마이크 프리어 영국 국제통상부 부장관, 황기철 보훈처장, 각국 주한 외교사절 등이 참석한다.

부산 유엔기념공원은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다. 19511월 전사자 매장을 위해 유엔군사령부가 조성했고 195511월 한국 국회는 이곳 토지를 유엔에 영구 기증했다.

19511954년에는 유엔군 전사자 약 11천 명의 유해가 안장돼 있었고 이후 7개국 용사 유해가 조국으로 이장되면서 현재 11개국 2311구의 유해가 잠들어 있다.

20155월 프랑스군 출신 고() 레몽 베르나르씨를 시작으로 6·25전쟁 참전 후 생존해 귀국했다가 숨을 거둔 뒤 유지에 따라 이곳으로 돌아와 묻힌 참전용사 13명도 있다.

보훈처는 영국군 무명용사 안장과 관련해 비록 신원이 아닌 국적만 확인돼 무명용사로 안장되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유엔 참전용사 유해가 국내에서 발굴된 뒤 안장되는 첫 사례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대한민국 유엔 가입 30주년과 유엔기념공원 조성 70주년이라며 무명용사 안장식과 유엔 참전용사 추모식이 많은 국민의 관심 속에서 유엔 참전용사의 헌신을 기억하고 국제평화를 다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합]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