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관악제]⓶성과와 과제
“사소한 디테일 모여 완성도 만들어지는 것”
“전문적인 공연작가·무대연출자 고용 필요”

재주국제관악제
재주국제관악제

제주국제관악제가 국제적인 명성에 걸맞으려면 전문적인 공연작가와 무대 연출자를 고용해 공연의 질과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의 제주국제관악제의 위상은 제주 관악인들의 헌신과 땀으로 일군 결과물이다. 우리나라 음악 교과서(7종)에 영국 에든버러 국제음악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국내 제주국제관악제, 전주세계소리축제, 통영국제음악제 등과 함께 대표 음악 축제로 소개될 정도로 위상이 높다.

기자는 27년 전 1995년 1회 제주국제관악제부터 10여 년 간 무대공연과 자원봉사, 무대감독 등으로 참여했던 만큼 이러한 성과에 뿌듯하기도 하지만 더욱 완성도 높은 축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쉬운 점을 짚는다.

제주국제관악제를 처음 시도할 때만 하더라도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 1% 비율에 불과한 제주도에서, 거기에다 거의 무일푼으로 시작한 축제가 오늘날처럼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본 이는 거의 없었다.

대다수가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지만, 제주 관악인들의 자발적인 헌신과 고등학교 교악대 학생들이 자원봉사, 무대 뒤편에서 땀방울을 흘리며 보이지 않는 수많은 스텝 등의 노력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지금의 제주국제관악제를 만들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관악제 규모가 커지고 참가자가 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공연은 무대에 오른 연주자에게 맡겨지다 보니 연주곡명이 변경되거나 순서가 바뀌는 경우도 상당하다. 관객의 호응이 좋을 경우 사전에 약속되지 않았던 앙코르 등의 곡 연주로 사전에 제시한 연주시간을 넘겨 연주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럴 경우 맨 나중에 연주하는 팀은 관객이 없는 텅 빈 연주장에 서는 경우도 발생한다.

제주국제관악제에 참가했던 한 관악인은 “앞선 팀들이 사전에 약속되지 않은 곡을 연주하다 보니 우리 연주팀은 관객이 없는 무대에 올라야 했다”며 “연주 보이콧까지 생각날 정도로 굴욕적”이라고 회상했다. 

김준곤 음악평론가는 “공연의 완성도는 사소한 디테일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으로 진행에 관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상시 계약은 어렵겠지만 공연 시즌만이라도 최고의 전문가를 고용해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송승환 총감독을,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장이머우 감독을 모시듯 제주국제관악제에 공연을 위한 총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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