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서 22일 7회분 방영...제주인 일본 이민자의 애환 담아
1923년 관동대지진 이은 조선인에 대한 대학살 집중 조명 눈길

고종렬(정웅인분, 왼쪽)과 한수(이민호 분, 오른쪽)의 제주어 연기가 화제가 된 파친코 7회 화면 캡쳐.
고종렬(정웅인분, 왼쪽)과 한수(이민호 분, 오른쪽)의 제주어 연기가 화제가 된 파친코 7회 화면 캡쳐.

(고한수)아부지 나 왔수다(아버지 저 왔어요)

(고종렬)한수야, 오널도 늦어신게이(한수야, 오늘도 늦었구나)

(고한수)옆 동네에 전보를 좀 전해 주렌핸 갖다왔수다(옆 마을에 전보를 전해주라고 해서 갔다 왔어요)

(고종렬)는 과외선생이주 부름씨 하는 사름 아니여. 다음 가건 분명허게 골으라이. 글라 배고프다! 오늘은 배 뽕끄랑허게 먹어보게(너는 과외선생이지 심부름꾼이 아니다. 다음에 가거든 분명하게 말해라. 가자, 배고프다! 오늘은 배 터지도록 먹어보자!)

일제 강점기 조선인들의 일본·미국 이민사를 다룬 드라마 ‘파친코’(Pachinco)가 미국 애플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어 방영 분량이 베일을 벗었다.

제주어로 방영된 분량은 7회 첫 시작과 함께 남 주인공인 고한수(이민호 분)와 아버지인 고종렬(정웅인 분)이 일본 요코하마의 뒷골목 집에서 나눈 대화를 시작으로 7회 내내 이어져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제주인으로 일본 요코하마로 먹고 살기 위해 이민길에 올랐던 고종렬이 아들 한수와 함께 요코하마에서의 삶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파친코 7회에서는 1923년 9월1일 오전 11시58분 전일본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간토(關東)대지진에서의 조선인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인 학살을 자행한 ‘간토대학살’을 그리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간코대학살 당시 학살당하는 조선인도 제주에서 이민간 사람으로 그리고 있어서 당시의 참혹한 현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파친코는 미국 애플 TV를 통해 매주 금요일 오후 4시쯤 전 미국에 방영되고 있는데 한국계 미국인인 이민진 작가의 동명의 소설 파친코를 원작으로 해 일제 강점기부터 4세대에 걸친 조선인 일본.미국 이민들의 애환을 다루고 있다.

파친코는 드라마 제작진이 수십명의 역사학자와 관련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고 재일교포들의 증언도 수집해 당대의 조선인 이민자들의 현실을 정확히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원작자인 이민진 작가와 제작자인 수 휴씨 등이 사라져 가는 제주어에 대한 보전의지를 담기 위해 배우 이민호와 정웅인이 제주의 연극인 변종수의 제주어지도를 받아가며 드라마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