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6단계로 보는 부모의 역할
내가 할 거야 - 자율성으로부터 주도권까지
세상은 결국 자신의 힘으로 지구를 들어 올리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 마음은 애착형성이 된 바로 다음 단계의 성장과정이다. '자율성'이라고 이름 짓고 뭐든지 자기가 해보고 싶어 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걸음마를 하게 되면 그 작은 신발을 신어야 하는데 그때부터 아이는 ‘내가 할 거야’를 입에 달고 산다. 이때 훌륭한 부모는 '대신 해주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가 혼자 잘 해낼 수 있게 안내해주고 지켜봐주고 기다려주는 존재여야 한다.
이 단계에서의 성취감을 키워주는 것이 나중에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게 하는 힘의 원천이 된다. ‘도전-성취-자신감-다음 단계의 도전’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지는 시작점이란다. 이 부분을 가볍게 생각하고 생략해버리면 뭐든지 부모가 해줘야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로 자라게 되니 명심해서 제대로 하는 방법을 안내해주고, 지켜봐주고, 기다려줘야 한다. 그러다가도 혹시 잘 안되어 부모도 아이도 지칠 수 있다. 지켜보다가 잘 안되면 그 안되는 부분을 제대로 하게 안내해주면서 체크가 된다면 문제없을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은 거듭 반복될 수도 있다. 어른이 보기엔 단순한 거지만 아이 입장에선 엄청난 도전임을 인식한다면 조금 기다려주는 것 정도는 당연히 부모 몫이다.
자율성이 조금씩 발전하는 만큼 아이는 조금씩 더 자란다. 자율성이 스스로 해보겠다는 거라면 주도성은 자기 스스로 하는 것만이 아니라 주위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하는 마음이다. 그러니까 범위가 조금 더 넓어진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런 모습을 어떤 부모들은 잘 몰라서 자꾸 아이가 마음대로 하려한다고 부모권까지 침해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건 아니라고 믿고 어느새 아이가 이렇게 세상을 이끌어가려고 하는구나 하는 감탄의 모습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예를 들면 아빠가 차를 주차하려고 하는데 아이가 자꾸 자기가 원하는 곳에 주차하라고 한다든가, 가족들이 산책을 하는데 이번엔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해도 크게 문제되지 않으면 되도록 아이의 주도권을 인정해주는 것이 좋다. 친구들과 놀면서도 놀이를 바꾸어가면서 놀려고 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모습이 차차 리더가 될 자질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단 이럴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은 그렇게 주도하려다가 자주 실패를 하게 되거나, 크게 책망하거나 하면 그 마음이 위축되면서 죄의식을 느낄 수 있으니 비난이나 꾸짖음보다는 사랑과 관심을 담은 적절한 훈육으로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하게 도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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