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기업 임원들은 새 지사에게 신임을 물어야 한다. 지사가 바뀌었는데도 엉거주춤 눌러 앉는 것은 공인(公人)으로서 취할 바가 아니다. 새 지사에게 신임을 물어 그 진퇴를 명확히 해야 한다.

오늘 우리의 논의는 지방개발공사와 국제컨벤션센터에 한정되지 않는다. 중소기업종합센터, 신용보증재단, 하이테크산업진흥원, 체육회 등 지사의 인사권에 터잡은 제주도의 유관기관 모두가 우리의 논의에 포함된다.

물론 운영의 영속성을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지사의 진퇴에 따라 운명을 같이할 이유도 없다. 우리는 그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지사가 바뀌었으면 우선 신임을 묻기 위해 스스로 사표를 내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그리하여 소정의 절차를 밟아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앉아 있는 그 자리가 만일 전 지사의 정치적 판단에 의해 ‘낙하산’식으로 이뤄졌다면 더 이상 말해 무엇할 것인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이 바로 새로운 인사체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어딘가 침체된 듯한 곳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도 그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이대로는 새로운 출발을 기약할 수 없다.

그렇다면 상기 단체의 임원들은 스스로 사표를 내어 새 선택을 기다리는 것이 일의 순서가 아닌가. 그리하여 새 지사가 인사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스스로 길을 터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우리의 지방공기업 등에는 아직도 개선할 점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상기 단체의 임원들은 반성해야 한다. 혹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견해가 있음직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그것이 과연 우리의 기대에 충족되고 있는가 하는 반문이 지배적일 것으로 여겨진다.

차제에 지방공기업 등의 임원자리가 지사 선거의 논공행상식 형태로 채워지는 관행을 청산해야 한다. 그리하여 지사가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번을 기회로 제대로 끊어야 한다. 그 책임이 김태환 지사에게 있다. 더 이상 선거의 논공행상식 인사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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