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선거는 오후 6시면 끝난다. 개표 시스템이 빨라서 밤 10시쯤이면 국회의원 당선자가 밝혀질 것이다.

당선을 위해 치열한 승부를 벌이다가도 당락이 결정되면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 민주주의의 선거의 멋이다. 승자가 됐다고 우쭐댈 일도 아니고, 패자가 됐다고 낙담할 일도 아니다. 모두가 흥분된 마음을 가라 앉혀야 한다.

선거는 끝마무리가 깨끗해야 한다. 물론 선거법을 어긴 사람은 법률적으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정정당당하게 싸웠으면 결과에 승복할 줄도 알아야 한다. 치사하게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필요이상 정치문제화 하여 선거 휴유증으로 비화되는 것은 우리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해 왔듯, 선거가 끝나면 선거과정에서 생긴 불신과 감정이 골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좋지 못하다. 그것은 지역 사회의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그 감정을 씻는데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 선거에 출마했거나 선거 운동에 나섰던 사람들이 선거 운동 때와 똑같은 열의로 앞장서야 한다.

우선 당선자는 겸손해야 한다. 겸허하고 진솔한 마음으로 상대 후보를 위로해야 한다. 끝까지 선전(善戰)했다가 낙선한 사람도 그 감정을 씻는 일에 나서야 한다.

유권자는 당선자의 거동도 살피지만, 낙선자가 자기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더욱 관심을 갖는다. 이 때 잘해야 한다. 의연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유권자들은 그런 모습을 볼 때 감명을 받고, 그것을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 선거에서 어김없이 표출한다. 진정한 승자는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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