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여러 상(相)으로 분류해 평가하는 것은 동양적 인물평가 기준이다. 얼굴로 판단하는  관상, 손금으로 판단하는 수상이 있다. 머리의 모습으로 판단하는 두상, 목소리로 판단하는 성상(聲相)도 있다.

서양에서는 이와는 달리 ‘외향성 ‘내향성’ 등 사람의 성격을 기준으로 흔히 분류한다. 클래치머 같은 독일의 학자는 사람을 조울질, 분열질, 근육질로 나눠 역사 속 천재들을 분류하러 했다. 이 기준에서 보면 괴테는 조울질형 천재이다. 괴테의 대작은 모두 정신이 조양(躁揚)된 상태에서 나온 것이고, 울증에 시달리고 있던 시기에는 작품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 인간의 뇌내 호르몬이 규명되면서 이젠 뇌상(腦相)이라는 용어도 쓰이게 됐다. 도파민 우위형은 창조성이 풍부한 사람이다. 세로토닌 우위형은 학구적이고 조용한 타입이다. 아드레날린 우위형은 도전적인 행동파다.

이 호르몬은 항(抗)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얘기되는 것이다. 분노나 공포의 감정과 관련돼 있어 과잉분비되면 난폭해지고 분비량이 너무 적으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5백만년 전 최초의 인간에게 가장 절실했던 것은 ‘먹는 것’이었다.

야생의 과일을 따야했고 때로는 맹수들과 싸우며 사냥을 해야만 했다.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긴요’했던 환경이 인간의 삶의 시작 이었다.

▶최근 미국의 미시간 대학 사회연구소가 남성이 여성보다 일찍 죽는 이유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초기 성년기인 20~24세 사이에 여성 1명에 남성 3명꼴로 사망하고  50세 이하를 기준으로 하면 여성 10명당 남성 16명꼴로 숨진다는 것이다.

남성의 수명이 짧은 것은 육류를 과식하는 식 습관, 과도한 음주, 흡연 등 식습관이 제일 원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공격적, 경쟁적 성격과 행동이 면역체계를 약화시켜 결국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연구결과다.

▶남성으로 태어나 오래 살려면 바른 식습관은 물론,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줄이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즉 바르게 먹으면서 ‘얌전’하게 살아야 한다는 얘기인데, 과연 남성들이 자신들의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서는 공격적이지 말아야 하고 경쟁을 하지 말아야 할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세계의 역사는 언제나 아드레날린이 풍부한 남성들에 의해 창조되고 변화돼 왔다. 아무리 찜통더위라 해도 모시 적삼을 입고 부채나 펴면서 집안에서 소일 할 것이냐, 사냥터로 나와 사자와 맞서며 자연의 ‘정복자’가 될 것이냐는 5백만년 전 최초의 남성들이 그랬듯이 오늘도 오직 남성들의 선택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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