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평양공동선언’은 우리에게 기대와 희망이었다. 삼월 삼짇날, 봄날에 강남 간 제비가 다시 내 집에 찾아오는 만큼 기뻤다. 북에 두고 온 고향을 갈 수 있고 부모 형제도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도 했다.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인 폐기로 한반도에 핵무기 위험도 사라질 것이라고 믿었다. 국제사회도 크게 환영했다. 4년 전인 9월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전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은 ①군사적 적대 관계 해소 ②교류 협력 증대 ③이산가족 등 인도적 협력 ④사회문화 예술 교류 ⑤한반도 비핵화 등 5개 분야 18개 세부내용 외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포함됐다.
그 후 9월마다 남북 간에 범상치 않은 일이 종종 일어났다. 
첫째,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고(故) 이대준 해양수산부 주무관의 시신없는 장례를 2년이 지난 22일 치렀다. 가족만이 울분할 일인가! 둘째, 지난 8일 통일부가 보낸 이산가족문제 해결 제안 통지문을 북한은 수령을 하지 않았다. 
6·25 한국전쟁의 비극인 살아계신 이산가족 생존자 4만3746명 중 2만9035명(66.3%)이 80세 이상이다. 도민도 443명이 계신다. 셋째, 이산가족문제 해결 제안 통지문을 보내던 날 북한은 핵 포기 불가를 선언하고 핵 무력 사용을 법제화했다.
핵을 방어용이 아닌 선제공격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양국 정상이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을 헌신짝 버리듯 하고 있다. 
이런 범상치 않은 사안에도 도민사회는 무덤덤하다. 4·3 문제나 제2공항 현안보다 더욱 중대한 국가 안보에 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참으로 안쓰러운 일이다. 가슴 아픈 일들이다. 잔인한 9월이다. 몇 날 남지 않은 이 9월이 지나도 쉽게 해결되는 일들이 아닐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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