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국 탄생 개국신화부터 영감놀이 등 탐라문화 원형 찾기 ‘의미’
탐라광장 에어돔 ‘옛것’과 ‘새것’ 이색만남...산지천 따라 볼거리 ‘풍성’

제주의 대표적인 전통문화축제 한마당인 ‘탐라문화제’는 60갑자를 돌아서 다시 첫해다.

탐라문화제를 주최하는 한국문화예술인총연합회 제주도연합회(회장 김선영, 이하 제주예총)는 올해 행사를 열면서 61회 연륜을 강조하기 보다는 ‘다시 시작’을 강조했다.

2020년 58회 행사를 시작으로 지난해 60회까지 내리 3년을 세계를 혼돈으로 빠뜨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비대면으로 진행해온 이후 처음 ‘노마스크’로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된 첫 행사이기도 하다.

그런 절제와 통제를 벗어난 첫 행사라는 점에서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즐기는 사람들도 ‘기대 만발’이다.

‘와릉와릉 또시 글라, 제라헌 탐라의 얼(힘차게 다시 가자, 진정한 탐라정신으로!)’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축제는 탐라문화의 기원을 모티브로 세대 전승으로 이어온 모두가 하나되는 무사안녕을 기원한다.

삼성삼신과 벽랑국 삼공주가 등장하는 탐라국 탄생의 개국신화로 시작해 풍요와 번영을 기원하고 질병을 치료해주는 도채비신에 대한 굿인 동시에 놀이인 영감놀이 이야기로 풍자와 해악의 한마당을 열고 다시 제주의 무사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것이 이번 축제의 주요 스토리다. 탐라문화제가 반세기 역사를 지나 다시 100년을 향해 가고 있지만 본질적인 대표 이미지와 이야기를 연상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콘텐츠를 채우기 위한 대안이자 탐라문화 원형을 활용한 콘텐츠 브랜드화를 위한 도전이다.

그래서 이번 탐라문화제에서는 신화, 굿을 비롯한 민속신앙, 무형문화재 가치 재발견에 초점이 맞춰진다.

# 탐라문화 원형찾기-송당리본향당굿 =올해 축제는 제주 고유의 문화가치를 찾아가는 노력이 두드러진다. 그 흔적들은 6일 오후 개막식에서 시작된다.

‘기원(起源)에서 기원(祈願)으로’를 주제로 한 개막식은 사회자가 진행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이야기꾼이 등장해 행사들을 이끈다. 이날 행사에는 제주의 원형의 무형문화들이 오롯이 펼쳐진다.

개막식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진행되는데 식전 행사로 탐라국의 무사안녕과 풍요, 제61회 탐라문화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송당리 본향당굿이 열린다. 본향당굿 이승순 심방이 집전하는 금백조본향당굿은 송당리를 벗어난 곳에서 선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제61회 탐라문화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문화의 향불은 제주무형문화재 제2호인 ‘영감놀이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개막 퍼포먼스 형식을 빌었다. 영감놀이에 등장하는 다섯 도채비(도깨비)가 피우는 ‘탐라문화의 불’은 탐라문화제의 화려한 개막을 알리는 동시에 제주섬 곳곳을 비추며 도민 화합과 평화를 기원한다.

# 신비한 빛의 향연-주제공연 ‘탐라의빛’=개막식 주제공연 ‘탐라의 빛’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행사기간 동안 총 4회 공연되며 메인 행사장인 탑동해변공연장을 가득 메운다.

주제공연에서는 이야기꾼 ‘도채비’가 등장해 탐라국 탄생에 대한 설명과 탐라문화제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미지의 땅에서 삼신인이 탄생하고 벽랑국 공주와 탐라국을 풍요롭게 할 오곡씨 등 동방의 빛이 비치면 삼공주와 탐라번영을 누리게 된다는 스토리가 이어진다.

특히 해변공연장 건물 외벽에 조명과 신비로운 영상들이 가미되는 ‘파사드 효과’를 통한 미디어쇼와 퍼포먼스가 표현된 공연은 고즈넉한 가을밤의 낭만을 선산하기에 충분하다.

‘탐라의 빛’은 6일부터 9일까지 매일 저녁 8시에 만나볼 수 있다.

# ‘시끌벅적 난장’ 이것이 축제다-탐라퍼레이드=3년 간 비대면 축제로 인해 눌러왔던 흥을 분출할 수 있는 장이 간절한 상황이다. 어깨를 들썩거리고 ‘얼쑤’ 소리가 절로 나는 신명나는 ‘난장’이 제대로 펼쳐진다. 결과보다는 과정, 그리고 함께하는 축제의 결정판이 바로 민속문화축제의 일환인 탐라퍼레이드다.

탐라퍼레이드는 8일 오후 5시부터 탐라가 처음 열린 개벽신화의 발원지인 삼성혈에서 출발해 제주시민회관을 지나 남문로터리까지 ‘기원의 길’, 다시 남문로터리에서 중앙로 사거리를 지나 메인무대가 있는 탑동해변공연장까지 ‘번영의 길’ 총 2km에서 펼쳐진다.

기존의 가장 퍼레이드와 퍼포먼스를 통합한 탐라퍼레이드에는 각 마을 민속보존회 32개팀과 문화예술단체, 해외 교류팀이 참여한다.

퍼레이드단은 출발지인 삼성혈에서 삼신인이 행렬에 합류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중간지점인 중앙로에서 다시 한번 벽랑국 삼공주와 혼례를 재현하는 볼거리를 선보인 후 메인무대인 탑동해변공연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탑동광장에 마련된 폭 17m, 길이 30m 에어돔에서는 옛 선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제주도 무형문화재 장인들과 제주에서 활동하는 청년작가들이 함께 조성하는 ‘탐라아트마켓’이 세대 교류의 장으로 거듭나며 산지천을 따라 탐라문화 원형의 스토리 조형물이 설치돼 야간볼거리와 기분 좋은 산책코스 ‘탐나들이’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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