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도정 취임 100일 의미와 과제
“100년 대계 설계 위한 기반 닦아 갈등 피하지 않을것”
대내외 환경 녹록지 않고 도민 평가 상반돼 분발 기대

오영훈 도지사는 6일 오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취임 100일 도민보고회를 개최했다.
오영훈 도지사는 6일 오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취임 100일 도민보고회를 개최했다.

민선8기 7월1일 업무를 시작한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6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오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탐라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취임 100일, 오직 도민만 바라보며 숨가쁘게 쉼없이 뛰고 달려왔다”고 자평했다. 오 지사는 10분 정도의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 100일의 노력과 도정 추진과정을 도민들에게 보고하는 형식으로 담담하게 발표했다.

오 지사는 지난 100일간 코로나 위기 극복과 민생안정을 도정의 최우선 현안 과제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도민민생안정과 지역경제 회복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이어 제주의 미래세대를 위해 풀뿌리 지역경제를 살리고 기반산업의 고부가가치를 통한 제주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데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닦기에 열중한 지난 100일이었음을 언급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제주를 무궁무진한 기회의 땅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제주의 최대 자산인 생태 자연환경을 제대로 가꾸고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손을 맞잡아 따뜻한 제주공동체를 일궈내는 위대한 제주를 향한 담대한 도전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특히 “주어진 책무의 무게를 잘 알고 오로지 시급한 민생위기 극복과 새로운 미래 청사진을 만들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이었다”면서 “코로나 위기 극복, 민생 안정을 도정의 최우선 현안 과제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지사가 밝힌 취임 100일의 성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새로운 도전을 위한 기반닦기’였다. 사실 제주는 지방자치가 본격 부활한 지난 1995년 이후 30년 가까이 직업 관료 중심의 민선 도지사를 뽑아 큰 변화없이 흘러왔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와 관심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직업 정치인으로 국회의원 보좌관에서부터 제주도의원, 국회의원을 거친 오 지사가 제주의 실상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현실 안주가 아니라 제주의 백년대계를 위해 ‘제주도정’에 혁신을 가져다 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오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임 원희룡 도정에서 추진하던 정책 중 더욱 발전시킬 부분은 수용하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는 한편 새롭게 추진할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과감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미래의 방향을 확실하게 잡은 것이 성과이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2공항’과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등 도민들의 관심이 높은 최대 현안에 대해서도 “갈등없이 풀어나가기는 힘들 것 같고 갈등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에 주안점을 두고 결정해 나가야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갈등이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도민들의 의견을 집대성하는 과정과 의견 수렴 과정이 폭넓게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도민간 갈등을 피하기보다는 그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도민의견을 보다 더 수렴하고, 그 바탕위에서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오 지사가 취임한 이후 제주도정은 이전 도정과는 차별화된 적극적인 행정의 변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그러나 오 지사가 맞닥뜨린 대내외 환경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 우선 외부적인 요인으로는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 국제경제 위기에다 현 집권정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 있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지사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의 효용성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도 위기의 요인이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설립된데 이어 경기북부, 전라북도는 물론 충청북도, 전라남도와 광주시 등도 ‘특별자치도’ 설립 움직임을 본격화 하고 있다. 국제자유도시 추진을 위해 설립됐던 ‘제주특별자치도’가 사실상 그 효용성을 다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오 지사를 바라보는 도민들의 평가도 상반된다, 무난하게 도정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보은인사’ 논란을 빚으면서 향후 3년8개월여를 잘 이끌 수 있을지 우려섞인 반응도 적지 않다.

지난 100일간 ‘워밍업’을 통해 몸을 푼 오 지사가 제주의 미래를 위해 자신이 공약했던 핵심 공약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 번 더 생각하는 긴 호흡으로 민선 8기 4년에 그치지 않고 제주의 100년 미래를 바라보겟다”는 오 지사의 약속이 지켜지기를 도민들은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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