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돌고래‧철새 피해 가능성 제기

추자도 전경.
추자도 전경.

최근 ㈜추진과 ㈜에퀴노르사우스코리아후풍 등이 각각 추자도 동쪽과 서쪽 해역에 1.5GW(1500MW)씩 총 3GW급(3000M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사업을 계획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환경단체가 돌고래와 철새 피해 가능성을 제기하며 면밀한 조사를 주문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추자도 봄과 가을 철새가 중간 기착지로 이용하고 있다. 추자도 산림지역은 여름철 번식을 위해 찾아오는 여름 철새와 1년 내내 터를 잡고 살아가는 텃새들의 중요한 번식지로 이용 중이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포구나 해안은 겨울철 갈매기류와 가마우지류의 중요한 쉼터가 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추자도에 210종의 새가 기록돼 있고 이중 철새는 여름철새 35종, 겨울철새 55종 등 90종에 이르는 철새가 추자도를 거쳐 계절에 따라 남북으로 이동하거나 추자도에서 서식 중이다. 특히 이들 철새중에는 법보호종도 다수 확인되는데 천연기념물은 황조롱이, 붉은배새매, 호사도요, 두견이, 소쩍새, 솔부엉이 등 7종이며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철새도 새호리기, 매, 물수리, 벌매, 솔개, 조롱이, 새매, 참매, 큰말똥가리, 알락꼬리마도요, 흑비둘기, 팔색조, 섬개개비, 검은머리촉새, 무당새 등 14종이 확인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추자도 인근 사수도는 여름철새인 흑비둘기의 서식지로 추자도 양쪽을 둘러싸는 형태로 대규모 풍력발전기가 들어설 경우 서식에 상당한 방해를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갑자기 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개발돼 중간기착지를 이용하지 못하게 됐을 때 성공적으로 이동하는 것에 상당히 큰 위협이 된다. 실제 국내 사례에서도 풍력발전기가 위치한 곳에는 철새가 회피하는 특성을 보 추자도를 중간기착지로 삼는 상당수 철새들의 이동에 큰 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고래류 피해도 걱정했다. 추자도는 쿠로시오해류에서 파생한 제주난류가 통과하는 지역으로 이주 과정에서 남쪽과 북쪽을 오가는 다양한 고래류가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수역으로 알려졌다.

환경운동연합은 “남해안과 제주도 사이의 추자도를 비롯한 해역은 황금어장이 형성될 만큼 해양생태계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해양포유류 출현과 서식 가능성이 큰 곳으로 예측는 지역”이라며 “하지만 이 수역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조사도 이뤄진 바 없어 이에 대한 면밀한 조사의 필요성이 늘 제기되는 수역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국제적 보호종인 대형 고래가 추자 수역을 통과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 근거로 남해안에서는 이미 향고래, 꼬마향고래, 범고래, 긴수염고래, 브라이드고래 등의 좌초 사례들이 보고되는 점을 들었다.

환경운동연합은 “제주난류가 흐르는 추자도 권역이 다양한 고래의 주요 이동통로로서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게다가 추자도에서는 육안으로 상괭이가 상시 목격되는 등 상괭이의 서식지로써의 역할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전제되지 않고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그 자체로 상당한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나 제주도는 당장 사업허가권의 문제를 떠나 해당 수역의 해양포유류와 조류의 피해에 대한 보다 명확한 조사를 선행해야 할 것이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피할 수 없는 당면한 과제임을 부정할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며 “다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탄소흡수원으로써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는 생태계와 생물종다양성에 상당한 부하를 동반하는 것이라면 재검토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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