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10월부터 농사용 전기요금 대폭 인상 계획
한 달 수천만원 전기세 부담 걱정, 경영비 상승 요인
업계 “손익분기점 근접 업체들 적자…인상 철회해야”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양식장 모습.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양식장 모습.

한국전력이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해 이달부터 적용하는 가운데 제주지역 광어 양식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한전은 10월 1일부터 업종 간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전기 요금을 일률적으로 인상했다. 한국광어양식연합회(회장 이윤수)에 따르면 광어 생산비의 20~30%를 전기 요금이 차지한다. 이에 양식업계는 전기요금 인상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일반 제조업을 하는 산업용 전기는 8.9% 인상에 그쳤지만, 농수축산업에 사용되는 농사용 전기요금은 실제 28% 인상했으나 일률 방식을 적용해 4.9원 올린 것으로 눈속임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광어양식업계 종사자들은 “한전의 업종별 형평성을 배제한 전기요금 인상은 1차 산업 전반을 경영 파탄으로 내모는 것”이라며 “1년도 채 안 된 기간에 농사용 전기요금이 59%(농사용갑), 28%(농사용을) 인상되면 광어 양식업계는 어려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양식장 모습.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양식장 모습.

특히 지금 상황에서 한전이 전기요금을 인상할 경우 ‘문을 닫아야 할 상황도 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윤수 한국광어양식연합회 회장은 “정부가 추진했던 각종 FTA로 수산물 시장이 개방돼, 국내산 경쟁력이 떨어지고 수입산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데 전기요금까지 올리면 양식장 문을 닫으라는 소리나 다름 없다”며 “특히 생산비 중에 사료 값, 인건비, 전기세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인건비를 제치고 전기세가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철 한국광어양식연합회 사무국장은 “광어 양식장 1000평 기준으로 전기료가 오르기 전에는 약 1300만원에서 1500만원 정도 나왔다. 그래서 전기료가 전체 생산비의 30%를 차지했는데, 인상된 뒤 40% 가까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도 각종 사료 값, 인건비 등이 올라 경영 압박 요인이 커졌는데, 전기요금까지 인상되면 손익분기점 경계선에 있는 업체들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장 양식업체들도 전기요금 인상에 큰 우려를 보인다.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양식장 관계자는 “한 달 전기요금이 2000만원 넘게 나온다”며 “전기요금이 만만치 않아 부담이 큰데, 전기요금이 지금보다 더 오르면 인건비보다 더 많이 지출하게 될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