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도우미’ 문규수 할아버지

상창바람소리작은도서관의 문규수 할아버지는 최근 건강 관련 책들을 자주 읽는다.
상창바람소리작은도서관의 문규수 할아버지는 최근 건강 관련 책들을 자주 읽는다.

“집에 있으면 TV나 보지 뭐해요. 도서관 오면 아이들도 있고 책도 보고 좋죠.”

창천초등학교 학예발표회 때문에 아이들이 도서관에 오는 시간이 늦어진 지난 1일 오후 4시.

상창바람소리작은도서관의 메인 열람실에 자리를 잡고 앉은 문규수 할아버지(84)가 책을 읽고 있었다.

작은도서관은 아이들과 지역 주민들의 열린 문화사랑방이지만 아이들이 이용하는 공간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어르신들이 처음 발걸음을 할 때는 어려움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문 할아버지의 등장으로 어르신들이 도서관을 찾는 일이 자연스러워지고 아이들 또한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는 도서관 풍경이 익숙해지는 것이다.

문 할아버지는 지난해부터 시니어클럽과 작은도서관 연계사업으로 매칭된 ‘도서관 할아버지’다. 노인 어르신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작은도서관은 환경미화나 도서 정리 등 일손을 도움받고 상부상조다.

문 할아버지는 일주일에 4번 도서관에서 책에 라벨도 붙이고 책을 정리하고 사서 선생님과 도서관을 지켜주는 일도 한다.

문 할아버지는 “코로나19 때문에 경로당도 폐쇄되고 갈 데가 없을 때도 도서관은 그래도 열려 있었다”면서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큰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도 친근하게 할아버지를 대하며 읽은 책에 대해 정보도 공유하는 등 작은도서관은 세대교감 소통이 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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