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혁신 세계포럼 유치경쟁에서 우리 고장이 또다시 탈락하자 도민들의 분노의 소리가 높다. 도민의 자존심이 상처를 입었다는 소리도 들린다. 정부 여당이 제주도민을 우롱했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우리는 어제 본란을 통해 그것을 담아낸 바 있다.

우리는 도민의 감정을 이해하고 있다. 여당이 스스로 약속해 놓고 그것을 어겼으니, 도민들 입장에서는 통탄할 일이다. APEC정상회의 개최도시를 부산으로 결정하면서 제주도민 달래기용으로 약속해 놓고 또다시 탈락시켰으니 ‘자존심이 상했다’고 하여 어디 그것을 탓할 일인가.

그러나 흥분할 일만은 아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감정을 가라앉히고 ‘우리의 문제 대응능력이 이 정도뿐인갗 하는 것을 낱낱이 따져 봐야 한다.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의 행태도 못마땅하지만, 그것은 별도로 다루기로 하고, 지역의 힘을 키우는 길이 무엇인가 하는데 눈을 돌려야 한다.

우리는 좌절을 겪을 때마다 도세의 열세를 한탄한다. 그러나 그것에 매몰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체념에 빠지기 쉽다.

물론 ‘숫적인 열세’는 ‘도세의 열세’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서는 ‘숫적인 열세’ 쯤은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는다. 한 지역의 힘은 머리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을 구성하는 개개인의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우선 인재를 키워야 한다. 그리고 일할 수 있는 풍토와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 도민의 응집력은 형성된다. ‘자꾸만 뒤에서 잡아당기는 풍토’아래서는 지역의 힘은 형성되지 않는다. 물론 ‘문제 대응 능력’도 신장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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