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날씨 탓에 짜증만 난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다가오는 태풍도 제주는 비껴갈 것이라는 기상 예보는 더욱 제주사람들을 짜증의 골짜기로 몰아넣고 있다. 제주에서 내려오는 옛말에 “달리는 당나귀 한쪽 귀는 젖고 한쪽 귀는 바짝 마른다”라는 말이 있다.

제주가 좁지 않다는 비유다. 날씨가 지역에 따라 상당히 변덕스러움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하다. 변덕스런 날씨만큼 짜증도 왕짜증이다. 그러나 이 날씨도 해석하기 나름에 따라 좋고 나쁨이 있다.

▶우리나라 전래 동화 얘기다. 중국사신과 우리나라 떡보와의 대결에서 각각의 해석의 차이로 떡보가 이겼다는 내용이다. 중국사신은 유식해서 졌고 떡보는 무식해서 이겼다는 풍자적 얘기다. 중국사신은 떡보에게 하늘이 둥글다는 이치의 뜻으로 동그란 모양의 손 모양과 삼강(三綱)의 뜻인 손가락 세 개, 그리고 농사의 신인 염제 신농씨를 아느냐는 뜻으로 수염을 내리 쓸었다.

▶시합전에 외상으로 인절미 5개를 먹은 떡보는 인절미는 네모라는 뜻의 손가락 모양과 3개를 먹은게 아니라 5개 먹었다. 그리고 수염을 내리쓰는 모습을 보고 “잘 먹었느냐”로 해석한 떡보의 대답은 볼록한 자신의 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전부였다.

중국사신은 이를 보고 “아니 하늘이 둥글다는 이치에 땅이 네모지고 삼강뿐 아니라 오륜까지 알고 있는데다 (떡보의 배 내미는 모습을 보고)태호 복호씨까지 알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은 아랫사람까지 모두 유식하구나, 더 이상 머물다가는 창피를 당하겠구나”하고 줄행랑을 쳤다는 얘기다.

▶이는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전래동화다. 요즘 불볕더위를 이기는 방법도 여기에서 찾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비가 오면 가뭄 피해 없어서 좋고 비가 안 오면 참깨가 잘 되고 감귤의 당도가 예년에 비해 올라간다는 식의 긍정적 생각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짜증이야 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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