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의 주거형태가 아파트로 바뀌어 가면서 이웃들간 정을 나누는 세대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자신들만의 주거공간에 살면서 아침 출근 시간이면 썰물처럼 한꺼번에 빠져 나갔다가 저녁이면 밀물처럼 또다시 돌아오는 삶의 연속이다.

때문에 이웃들간의 정조차 느껴 볼 겨를도 없는 게 요즘 현실이다.

비록 틈틈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치게 되는 이웃들과 인사를 나누기는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아무런 감정도 없는 무미건조한 웃음으로 인사가 오가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옆동에 사는 사람들은 남남이나 마찬가지다. 마치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사람들마냥 서로에게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

이웃사촌이란 말이 시간의 흐름에 퇴색돼 어색할 정도다. 인사를 건네는 사람에게 화를 낼 사람은 없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일가친척이 아닌 이웃이다.

지난 수십년간 이웃간 정을 더욱 돈독하게 해줬던 것은 반상회 였으리라...

하지만 반상회도 요즘 세태를 반영하듯 지난 한 해 제주시지역내 반상회 운영실적은 30%에 불과하다.

이 마저도 비정기적으로 이뤄진 실적이다.

물론 바쁜 일상 때문에 정기적으로 이뤄지기는 힘든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제주시가 장소와 시간에 제한을 덜 받는 사이버 반상회 '오순도순'을 오는 3월부터 운영한다.

제주시 홈페이지에 각 마을별로 반상회 코너를 신설해 반상회 의제와 시정홍보사항, 반상회 소식, 미담.수범사례를 소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웃들 간 정을 나눌 수는 없는 요즘 현실이 너무 아쉽다.

옆 동에 누가 살고 위층에 자식은 몇 명이며 아래층에 아저씨의 직업은 무엇인지 최소한 알고 있어야 이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웃간 정이 메말라 가는 것이 아타까울 뿐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주민자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웃들간의 정이 없는데 어떻게 서로 화합해 의논하며 현안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의문이다.

몇몇 주민자치위원들이 이끌어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웃들간의 어려움은 무엇이고 서로가 도움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형식적이 아니라 친목이나 화합의 기회를 가질수 있는 그런 기회로써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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