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들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중추적 기능과 선도적 역할을 담당한다. 공무원들의 의식과 행태가 어떠하냐에 따라 ‘하고자 하는 일’의 성패가 달려 있다. 우리가 기회 있을 때마다 공무원들의 자세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선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사고(思考)가 필요하다. 풀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는데도 도무지 움직이려 들지 않는 기회주의적이며 무사안일적 행정풍토를 우리는 무엇보다도 경계한다. 오즉했으면 김태환 지사가 ‘일하는 사람이 적다’고 했겠는가.

책임질 일은 아예 손을 안대는 것이 상책이라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 한, 나날이 늘어나는 행정수요에 대처하지 못한다. 그것은 우선 ‘안 된다’를 앞세우고 민원을 접하는 나쁜 체질을 형성할 우려까지 있다.

적극적인 사고를 위해서는 기계주의적 행정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계주의란 언필칭 법대로 한다는 뜻이다. 물론 그것 자체를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자의적인 행정관행을 감안하면 오히려 그 점이 더욱 강조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기계주의는 자칫 무사안일과 철저한 보신주의를 낳을 우려가 있다. 그렇게 되면 다양한 행정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 법이 규정한대로 기계처럼 무감각하게 처리하다보면 행정의 인간적 가치판단도 설자리를 잃게 된다.

적극적인 사고는 ‘일’을 되게 만드는 능동적인 자세에서 비롯된다. 개발민원을 접수하는 마당에 눈을 밝혀 ‘안 된다’는 점만을 찾아내려고 하는 것은 민원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혹 민원서류에 흠결이 있더라도 일이 되게 하는 방향으로 보완토록 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공직자의 책임은 비행을 저지를 때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해야할 일을 하지 않을 때도 똑같은 비중으로 문책이 있어야 한다. 그것만이 책임행정을 구현하는 길이며, 더 나아가 주민을 위한 행정을 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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