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이미 경제재(經濟財)다. 물은 비용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서는 마냥 깨끗한 채로 남아 있지 않는다. 그리고 무진장일 수도 없다. ‘흉년에도 먹다 남은 것이 물’이란 말은 이미 옛말이 된지 오래다.

마음놓고 마실 물이 없거나 마음대로 쓸 물이 없다고 생각해 보라. 그곳에서는 발전의 의미를 찾는 것조차 무의미해 진다.

물에 대한 인식을 달리해야 한다.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개발에 대한 시각도 새롭게 정립되지 않으면 안 된다. 땅을 갈아엎는 개발이 자칫 대지의 보습력을 약화시킨다는 점도 고려해야겠고, 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당장 서둘러야 할 것이 바로 수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 하는 문제다. 우리에게 공급되는 물은 지하수 외에 용천수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용천수도 결국은 지하수에 근원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도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 전체가 지하수에서 공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하수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바다로 흘러가는 물을 어떻게 담아 두느냐 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문제다. 이것은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를 구분하여 개발하고 이용하자는 것에 다름 아니다.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를 오로지 지하수에만 의존하다보니, 가뭄 때만 되면 물 기근을 겪는 것이다.

지표수를 한데 모아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이미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사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곳곳에 저수지나 저수 탱크를 만들어 그것을 이용하는 방법을 대대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마을 연못을 정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지역주민들에게 안정적으로 생활·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일은 개발의 제1차적 과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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