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이용객 늘어도 계절음식점 등 한산

돈을 안 쓴다.
비 날씨가 없고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해수욕장 장사만 돈 번다'는 예측에 대해 계절 음식점 업주들은 '속 모르는 소리'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유료 관광지를 찾는 여름철 휴가관광객들의 발길도 20% 가까이 감소세를 보이며 주말마다 해수욕장 인파가 넘실대는 반면 계절 음식점의 매출은 바닥을 헤매고 있다.
7일 오후 4인 가족의 해수욕장 나들이 모습을 보면 업주들의 한숨이 엄살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도 2동에 사는 이모씨(여 40)는 중학생,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인근 해수욕장을 가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계절음식점에서 음식 등을 주문하고 해수욕 등으로 하루를 지냈으나 불경기에 허덕이는 올 들어서는 그것마저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처 대형마트에서 김밥 등 간단한 요깃거리와 음료수를 챙기고 해수욕장은 비쌀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물도 준비했다.

함덕해수욕장에 도착한 뒤에도 주차장 요금을 아끼기 위해 좀 떨어진 곳에 주차시키고 계절음식점 뒤쪽 잔디밭에 짐을 풀었다.

5년째 이곳에서 계절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37)는 "가게 바로 뒤에서 음식을 직접 조리해 먹는 모습을 보면 좀 야속한 생각도 들지만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시기 아니냐"면서 "가게를 장만하느라 1000만원 이상 들었는데 올해는 본전만 건져도 다행이라는 생각"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김모씨는 "한 철 50일 정도 장사한다 치고 하루 30만원 이상 매출을 올려야 그나마 인건비라도 건지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야간 술장사 재미가 쏠쏠한 이호해수욕장의 풍경도 별 반 다르지 않다.
신제주 지역 불경기는 그 즉시 이호해수욕장의 매출 급감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업주들의 설명이다.

낮 시간에 손님을 받는 일반 해수욕장과는 달리 이호해수욕장은 자정을 넘기면서 활기를 띤다.
신제주지역 밤장사가 문을 닫을 즈음 뒤풀이를 즐기려는 '술꾼'들이 이곳을 찾는 탓이다.

여기에 젊은 여성들이 한데 어울리면서 여름밤이면 손님들로 넘실대던 이호해수욕장의 요즘 경기는 '말 그대로 최악'이라는 것이다.

이호동에 살면서 여름철마다 계절음식점을 꾸린다는 김모씨(36)는 "손님도 확연히 줄었을 뿐 아니라 여름철에는 유흥업소 업주들이 직원 단합대회 등을 여기서 개최, 한번에 1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려주곤 했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협제해수욕장의 협제회관도 사정은 마찬가지.
8일 저녁 당직인 강모씨(33)는 "올해 입장객은 크게 는 것 같은데 매출은 오히려 뒷걸음을 친다"며 "아직 날짜는 좀 남았지만 지난해 대비 70% 수준에 만족해야할 형편"이라면서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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