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건강보험 제도가 도입된 지 올해로 30주년(2007.7.1)을 맞이하게 된다. 정부는 30주년을 맞아 얼마 전 “차세대 건강보장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중증환자 및 아동에 대한 건강투자 확대를 주요내용으로 한 “2007년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번 보장성 강화계획은 14일 개최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민주노총 등 가입자, 의사협회 등 공급자 및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의견을 토대로 수차례의 논의 과정을 거쳐 사회적 합의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올해 보장성 강화와 보험재정 안정을 위해 건강보험료 6.5%를 인상했던 정부의 2007년도 보장성 강화계획이 어떠한 것인지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중증환자에 대한 진료비 부담 경감 계획에 대하여 살펴보면, 본인부담상한제가 개선된다고 한다.

종전 건강보험 본인부담액이 6개월간 300만원을 초과한 경우 초과금액 전부를 건강보험공단이 지원(‘04년7월시행)하던 것을 6개월간 200만원으로 확대하여 고액 중증질환자의 보장성이 한층 더 강화되고, 또한 희귀난치질환자 지원도 올해 19개 질환을 추가 107개 질환에 대하여 외래 본인부담금을 20%로 경감하며, 그리고 의료공급기반이 부족하여 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화상환자 및 전문재활치료 활성화를 위해 관련 수가를 상향 조정한다고 한다.

두 번째로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하여 인적자본에 대한 건강투자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모성보호를 위해 산모의 필수적인 산전 진찰 항목을 패키지화하여 건강보험을 적용(본인부담 면제)하고, 임신부터 출산까지 건강보험에서 지원하여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급여항목의 범위, 수가, 초음파 인정횟수 등을 마련하여 관계 법령도 개정한다고 한다.

또한 모성보호 및 아동 건강을 위해 자연분만과 모유수유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 수가도 상향 조정된다. 그리고 아동에 대한 건강 투자도 확대되어 6세 미만 아동의 경우 입원은 본인부담금이 지난해부터 면제되고 있고, 추가로 외래 진료시 본인부담금을 성인의 50%로 경감하여 의원 및 약국은 15%, 병원은 20%, 대학병원은 25%만 부담하면 된다.

뿐만 아니라 6세 미만 영유아 281만명을 대상으로 청력검사, 신체계측, 혈압측정, 발달검사, 구강검사 등 영유아의 시기별 건강검진을 실시할 계획으로 검사항목, 방법, 시기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4분기 중 시행할 예정이다. 세번째로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건강투자 강화와 보건의료 고용창출을 통한 의료서비스의 질이 향상 된다.

이를 위해 임신장애인의 임신 및 출산 관련 의료수가를 상향 조정하여 진료 기피를 방지하며, 간호사 수가 많은 상급등급의 가산율을 상향 조정하되 지나치게 간호사수가 작은 병원에 대한 네거티브 가산 등급을 신설하여 간호서비스 확충을 위한 간호등급 가산제도를 개선 약3000명의 고용효과도 함께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중환자실에 대한 지원도 강화 될 예정이다.

신생아 중환자실을 포함하여 중환자실의 시설ㆍ인력기준 강화(의료법 시행규칙)에 따라 수가를 조정하되 서비스 질에 수가를 차등 적용한다는 것이다. 네번째로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재정문제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07년도 건강보험 재정지출 효율화 계획을 함께 발표 했다.

보장성 확대와 함께 재정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지출구조의 합리화 및 효율화를 추진하고, 사후관리의 강화를 위해 허위청구를 근절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선 경증 외래진료비 정액본인부담을 폐지하고 정율로 부담하는 방안을 추진하되 사회취약계층인 65세 이상 노인은 현재와 같은 정액본인부담을 유지한다고 한다.

현재의 의료이용자는 진료비가 15,000원 이하일 경우 3,000원(약국은 10,000원 이하면 1,500원)만 부담하고 있어 고액진료 환자보다 경증환자의 본인부담율이 낮은 기형적 구조를 개선하여 노인을 제외한 모든 환자가 진료비의 30%를 본인부담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절감되는 재원은 중증환자 및 아동에 대한 건강투자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법령 개정이 완료된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본격 추진하여 1,000억원 내외의 약제비를 절감하고, 단순 물리치료수가 하향조정, 의료자원 관리 강화, 치료재료 상한 금액조정 등을 통해 지출을 효율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진료비 지불방식의 변경을 위해 요양병원 일당정액수가를 하반기부터 시행하고, 국공립병원에 대한 포괄수가제 적용을 위해 수가모형 개발에 착수한다고 한다. 이러한 일련의 지출구조 합리화 및 효율화를 통해 필요한 재원을 확보한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끝으로 보장성 강화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가입자, 공급자, 그리고 관리자 모두의 노력과 사회적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진정한 대국민 의료서비스의 질이 향상되도록 모두의 협력과 동참의식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김   하   종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주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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