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다섯이라고 해도 믿겠죠?"
부상임할아버지(79)의 농담 속에서 나이답지 않은 건강과 젊음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팔순을 코앞에 두고 있는 부씨 할아버지(79)는 사물놀이를 통해 나이를 거스른다.

부씨 할아버지는 어제 개막한 제9회 제주국제관악제 최고령 자원봉사자다.
음악이라고 해봐야 아는 것은 '덩덩덕 쿵 덕' 장고 소리와 꽹과리를 비롯한 전통 사물놀이가 전부.

"생김새가 다르고 내는 소리가 다르지만 다 똑같이 악기는 인간의 환희와 애환을 담기 위해 태어난 거 아닙니까?"
나름대로 음악관을 표현하는 부씨 할아버지는 제주에서 열리는 국제관악제를 최대한 즐길 태세다. 또 그러기 위해서 자원봉사를 신청했다고 한다.

부씨 할아버지는 "혼신을 다해 악기를 연주하고 땀을 흘리고 난 후의 그 느낌. 그게 젊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주에서 세계의 젊음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어서 반가울 뿐"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부씨 할아버지는 민속보존회에서 걸궁 시연을 할 때가 있어도 난해한 중간에는 절대 서지 않는다. 맨 앞이나 맨 뒤가 사람들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요즘 나이든 할아버지, 할머니는 할 일이 없어요. 가만 앉아 있어봤자 뭐 합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때 그 일을 해야 살아있을 이유가 있는 거죠."
되레 열심히 사람들 눈에 띄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잘 난 척'의 표현이 아니라 나이를 먹어도 열심히 살 수 있다는 것, 적극적으로 행복하고 건강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제스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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