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단위의 각종 축제가 비용관계로 무산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가능한 한 그것을 지원해야 한다. 그들 축제가 이벤트적인 행사에 지나지 않지만, 지역의 문화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차제에 지역 문화 활성화를 다시금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제주도민의 주체성을 확립하는 길이다.
어느 지역이나 지역문화는 있게 마련이다. 우리라고 지역 문화가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독특한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주민들의 일상적인 삶의 방식에 우리 문화를 수용 용해시켜 나갈 때 생활과 문화가 일치하게 되고, 그럴 때만이 자기 주체성을 확립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생활과 문화를 일치시키기 위해선 문화공간이 확충돼야 한다. 지역문화와 접할 수 있는 공간이 확대돼야 하며, 문화영역이 그만큼 확대돼야 한다. 그것은 두 가지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전시장 공연장 등 문화 공간이 확대가 그 하나이며, 지역문화의 대중화가 다른 하나이다.

지금까지의 지역문화는 단순한 역사적 궤적(軌跡)의 연장일 뿐, 새로운 문화 창조의 에너지로 발전시키지 못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지역의 전통문화는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더욱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문화의 창조력을 개발하는 기능으로 살아 있어야 한다.

물론 문화 공간이 증가된다고 하여 문화의 총량이 커지고 주민의 문화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문화시설과 문화행사는 문화의 한 부문일 뿐, 그 전부가 아니다. 그러나 문화의 수액이 지역에 골고루 퍼지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마을 단위의 문화행사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그것이 문화 창조력을 키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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