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제주문화원이 북제주군 조천 출신의 선비이자 저항시인이던 혁암 김형식의 한시와 한문을 번역해 엮은 '혁암산고(革菴散稿)'를 발행했다.
혁암선생은 정의현감 농온(農穩)김문주의 차남이며 항일 언론인인 송산(松山) 김명식의 친형으로 1927년 일제강점기에 생을 마친 독립가다.

혁암산고에는 당대 한국의 시문의 대가 최영년이 1917년 4월부터 10월까지 발행했던 국·한문 혼용잡지 '조선문예'에 게재했던 혁암선생의 한시 200여편과 한문 30여편이 한글로 번역돼 실렸다.

여기에 수록된 시는 영주십경과 영물 몇 수를 제외하고는 주변인물들과의 교정(交情)과 객지에서의 향수 등 일상의 감회를 읊은 내용이 대부분이다.
문장에 있어서는 당시 의원의 폐단을 논하는 문장들로 혁암선생의 역사의식과 일제핍박의 시대에서의 우민사상을 읽을 수 있다.

특히 북제주문화원은 원전에 쓰던 호 '피해(避 )'를 혁암(革庵)이라고 바꿔 쓴 것은 "자술묘표(自術墓表)에 '혁암거사(革菴居士)'라고 호를 썼고 '혁암'이라고 기억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혁암산고에 수록된 글들의 번역은 민속학자 오문복씨가 맡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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