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자 양궁이 올림픽에서 무려 6번이나 정상자리를 지켰다. 세계신기록도 우리나라 여궁이 갖고 있다. 이 6번은 기(技)를 초월한 이른바 선(禪)의 경지에 이르러야 가능한 얘기다.

▶우리나라 젊은 여궁사들이 이처럼 6번이 세계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그들속에유전돼 있는 잠재된 전통적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어진다. 옛날 북청(北靑)이나 의주(義州) 등 병영(兵營)이 있었던 지역의 여인들은 말을 달리며 활을 쏘는 치마사(馳馬射)가 능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 서울 장안의 부인들도 활쏘기를 즐겨 봄 가을로는 종로를 중심으로 남촌과 북촌의 여사수들이 활을 겨루는 남북촌 편사(便射)를 베풀어 여궁을 장려하기도 했다고 한다. 예로부터 중국이나 일본에서 ‘조선은 활, 중국은 창, 일본은 조총’으로 장기(仗器)를 꼽은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한국사람들은 종소리의 물리적 음파를 들을 때 정신적 심파로 수렴해서 그 소리 이상의 오묘한 경지를 체험한다고 한다. 즉 물리와 논리를 초월하는데 우리 한국인은 도사라는 얘기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논리적인 교리불교보다 초논리적인 선불교가 발달한 것도 다 이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특히 우리 옛 궁사들은 이 한 마리를 잡아놓고 그 이가 달덩이만큼 커 보일때까지 수삼년 들여다 봤다고 한다. 또 활시위 당기는 오른팔 위에 물 한 사발 얹어놓고 파문이 일지 않을때까지 도를 닦았다고 한다. 이는 곧 기를 초월한 선의 세계에 들고자 함이다. 우리나라 여궁사가 세계 1위를 차지한 것도 다 이런 연유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한 톨의 쌀에 글씨 한자 쓰기가 어려운데 수백자를 쓴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처음부터 쌀 한 톨에 글을 수백자를 쓰기 위해선 쌀 한 톨을 매달아 놓고 수년동안 쳐다보면 그것이 차츰 커 보인다고 한다. 들여다 보는 세월이 길수록 이에 비례해서 크기가 커지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쌀 한 톨에 수백자의 글씨를 쓸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한 대상에 집중하면 대상의 세계가 확대된다. 우리나라 여궁이 세계 정상을 6번이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기를 초월한 입선과 대상확대를 통한 정신적 수련에 근거한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나라 여궁들이여! 그 이름 영원할 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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