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이후 제주도는 ‘평화의 섬’ 이미지로 계속 부각돼 오고 있다.
당시 고르바초프 전 소련수상이나 중국 공산당 지도자, 미국과 일본의 정치수반 등 이념과 체제가 다른 세계 정치지도자들이 제주를 방문하여 한국대통령과 정상회의를 갖는 평화적 이벤트가 계속돼 왔기 때문이다.

맑고 깨끗한 청정환경.빼어난 자연환경.따뜻한 인정을 나누며 부지런히 살아가는 제주사람들의 아름다운 인문환경 등은 평화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손색이 없다.
그래서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지정하여 평화의 상징으로 가꾸자는 논의가 이어졌고 구체적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18일 대통령자문기구인 동북아 시대위원회가 중장기 추진과제의 하나로 “제주도를 동북아 평화구축을 위한 평화 거점도시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마침 제주도은 오는 11월경에 ‘제주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때에 대통령 자문기구에서 제주도를 동북아 평화구축을 위한 거점도시로 육성한다는 것은 ‘제주평화의 섬’ 지정에 탄력을 받을 것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우리는 동북아 시대 위원회의 ‘제주의 평화거점 도시 육성 계획’을 환영하며 이것이 동북아 평화구축은 물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 할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자 한다.

그러나 걱정스런 일은 이같은 야심차고 희망 넘치는 계획이 한번 해보는 선전용이거나 유야무야로 끝나버리는 게 아니냐는 데 있다.
잔뜩 장밋빛 환상만 심어 놨다가 도민들에게 실망만 안겨줬던 경험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부여당 대표들이 제주도민에게 한 약속들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헌신짝 버리듯 던져버렸던 경험은 불과 한 두 달 전이었다.

동북아시대위운회의 계획을 환영하면서도 미덥지 못한 느낌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시는 도민을 실망시키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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