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인재들과 두루 사귀기를 즐겨하는 돈 많고 영특한 한 젊은 거사(居士)가 만리(萬里)밖도 내다본다고 소문난 큰스님을 집으로 초대했다.
만리안(萬里眼)을 가진 큰스님의 놀라운 경지를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다.
스님은 앉자마자 좌중은 아랑곳없이 껄껄거리며 웃기 시작이었다. 참을 수 없는 웃음이었다.

젊은 주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대사님, 무엇이 그렇게 우습게 합니까?”
스님의 대답은 놀라웠고 신기하기만 했다.
“지금 이곳에서 5만리 밖의 산이 보이는데 그 산에는 사찰이 있고 사찰 앞에 강이 보입니다. 그런데 방금 전 강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제주를 뽐내며 까불던 원숭이 한 마리가 강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꼴을 보니 어찌 웃음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주인은 놀란 채 하며 시종에게 점심상을 차리도록 분부했다.
그러면서 은밀하게 스님 밥그릇에는 갖가지 나물을 밥 밑에 넣어 드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나물을 밥 위에 얹도록 했다.
밥상을 받아든 스님은 눈을 부릅뜬 채 밥그릇을 쳐다보며 소리 질렀다.
“왜 나한테만 나물이 없는 밥을 내놓는 거요?”

젊은 주인의 대거리도 꼬장꼬장 했다.
“스님은 5만리 밖의 원숭이는 보면서 왜 눈앞 밥그릇 속의 나물은 보지 못한단 말입니까”
큰 거짓말은 얕은꾀만도 못하다는 옛 중국의 우스갯소리다.

▶거짓말은 다리가 짧다는 말이 있다. 오래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거짓말은 결국 진실에게 들키기 십상이다. 이것이 거짓말의 운명이며 속성이다.
“거짓말로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는 링컨의 명언도 여기서 벗어날 수가 없을 터이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원이 ‘부친의 일제 강점기 헌병 복무 사실’과 관련하여 거짓말을 했다가 들통이 나서 의장직을 사퇴하는 등 혼쭐나고 있는 것도 ‘거짓말의 말로’를 그대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닉슨의 대통령직 사임도 ‘워터게이트 사건’ 자체보다는 사건을 은폐하려던 거짓말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정치인들 모두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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