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정치인도 남북을 연구하는 학자도 전문가도 아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냉전의 장벽을 허물지 못했음은 38선의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은 어느 민족보다는 남다르다고 생각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메아리가 반세기를 지난 지금도 소리 높여 외쳐보지만 서로 체제가 다른 정치적 이념과 사상으로 그 벽은 사뭇 우리들만이 벽이며 고통이며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다.
살아 숨쉬는 땅위를 걷는 동물이나, 하늘을 나는 이름 모를 새,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들도 계절 따라, 바람 따라, 물결 따라 자유로이 왕래를 하건만 사람만이 왕래 할 수 있는 벽을 쌓고 있으니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이번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필자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고, 경제든 핵이든 서로 자주 만나고 대화를 하다보면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어렵고 힘든 문제들도 풀어 나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컸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은 이 땅에 평화정착과 공동번영을 위한 디딤돌을 놓았다고 생각된다.
남북정상회담에 담긴 평화 번영공동체를 향한 합의하는 의미는 실로 크다. 8개 합의문 중 평화는 그 핵심이었다. 남북 간의 교류협력은 군사적 긴장 완화가 확연해졌다.
남북 정상의 종전선언 추진도 주목된다. 양 정상은 현 정전체제의 종식과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에 인식을 공유하고, 직접 관련국 정상들과 종전선언 추진에 협력한 것은 획기적인 합의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평화의 중요한 축인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양 정상의 의지가 반영되지 않았음을 비판하고 있지만, 이것은 6자회담 사안으로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또 평화와 경협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모델이 창출되었다는 점도 큰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다. 개성·해주·인천을 축으로 하는 삼각 평화경제지대는 남북 모두가 이득을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여러 가지 성과에도 불구하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이번 정상회담 합의를 통해 무엇보다 실천하는 의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다음달 열릴 총리회담과 국방장관회담의 성과가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도 앞으로 있을 협상과 사업계획, 장단기 투자계획이 있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차기 정부 이번 정상회담에서의 합의를 비껴 갈 수는 없을 것이고,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이어갈 수 있는 계획을 짜는 것이 시급하고도 중요한 일이라 여겨진다.
반세기가 넘도록 서로 다른 이질적 문화로 살아왔지만 우리는 동질민족이란 개념은 부인할 수 없다.
득과 실의 타산적인 논리도 중요하겠지만 이 시대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평화와 번영이란 슬로건에 걸맞게 하루 빨리 냉전을 종식하는데 남북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 여겨진다.
양 정상의 평화와 번영을 향한 발걸음이 앞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의 길잡이가 되길 기대한다.

강  영  수
우도면 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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