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실제 질환을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중 말초동맥질환은 심근경색, 뇌졸중 등과 함께 우리에게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심혈관질환 중 하나지만, 생소한 이름만큼이나 적절한 치료의 시기와 관리를 놓쳐 심각한 지경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초동맥질환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팔과 다리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생기는 병으로 즉, 팔과 다리 근육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나 에너지원이 혈액의 양이 줄어듦에 따라서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통증이 생기고 힘이 빠지는 것이다. 특히 말초동맥질환은 환자의 발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심장에서 멀어 피가 잘 공급되지 않는 부위이기 때문입니다.

말초동맥질환의 초기 증상은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 몸을 움직일 때에만 다리가 저린 듯한 느낌을 주는 정도지만, 평소 걷던 거리를 한달음에 못 가고 도중에 휴식을 취해야만 발걸음을 뗄 수 있다면 이미 다리의 말초동맥질환이 한참 진행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증상이 점점 악화되면 움직이지 않아도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타는 듯한 통증’이 올 정도가 되면 발이나 발가락이 헐어 짓무르는 괴사가 생기며, 결국에는 세포가 죽어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생명의 즉각적인 위협을 초래하지는 않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무서운 증상과 심각성에 비해 일반인들은 말초동맥질환에 대해 잘 몰라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치료받지 않고 방치할 경우, 환자 3~4명 중 1명(25~30%)은 말초동맥이 완전히 막혀버리고, 그 후에는 완치가 힘들어 심한 경우 다리를 절단해야 합니다. 또한, 당뇨병이 동반된 경우에는 동반되지 않은 환자에 비해 다리 절단의 위험이 10배 이상 높고, 다리가 썩을 위험도 20~30배정도 높습니다.

말초동맥질환은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고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길을 걸을 때나 운동 중 다리에 오는 통증 혹은 경련을 경험을 해 본 사람이나 장을 보거나 산책 등의 일상생활에서 다리에 힘이 빠지고 저리거나 아파서 중단한 적이 있다면 의심해보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증상이 없더라도 최근 동맥경화진단장비의 발전으로 통증 없이 쉽고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동맥경화 협착검사가 도입되어 말초동맥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혈관이 완전히 막히면 발이 썩거나 때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실제 말초동맥질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이 6배나 높아지기에 말초동맥질환으로 진단되면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합니다.

기름진 음식(고지방식)을 많이 섭취하거나 음주와 흡연을 하는 사람 그리고 운동량이 부족하면 쉽게 말초동맥질환에 걸릴 수 있고 이 중에서도 당뇨병이 있거나 70세 이상의 고령자, 뇌졸중이나 심장발작 등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말초동맥질환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에 정기적인 동맥경화 협착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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