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의뢰 우편물에 크리스마스 씰을 함께 붙여 보내곤 했지만, 요즘은 크리스마스 씰의 의미는 물론, 결핵에 대한 인식마저도 많이 약해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난 11월 22일 한 신문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해 부산지역 고교생 9만8천77명을 대상으로 결핵검진을 실시한 결과 87개 학교, 189명이 결핵 환자로 진단되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의 조사결과(전국결핵실태조사) 결핵환자가 꾸준히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아직은 결핵환자가 많은 수준입니다.

결핵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전염병으로 결핵균에 의한 만성감염증으로 폐결핵 환자로부터 나온 미세한 가래에 결핵균이 포함되어 있다가 수분은 곧 증발하여 결핵균만이 공중으로 떠돌아다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숨을 들이쉴 때 공기와 함께 폐 속으로 들어가 증식을 함으로써 감염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렇다고 전염성이 있는 폐결핵 환자와 접촉을 하면 모두다 결핵에 감염이 되지는 않습니다. 전염성 환자와 감염되기 쉬운 상태인 소아가 자주 접촉을 하더라도 통계적으로는 50%이상이 감염이 안 되며, 평균적으로는 환자와 가까이 접촉한 자들의 25~30% 정도가 감염이 된다고 합니다.

또한, 결핵에 감염되었다 해도 모두 결핵환자는 아닙니다. 다만, 결핵균이 우리 몸 안에 있으나 면역기전에 의해서 억제되어 있는 상태로 증상도 없고, X-선 검사도 정상이고, 단지 튜버큐린 피부반응검사만 양성으로 나타나는 건강한 상태를 보입니다.

대개 감염된 사람의 90%는 평생 건강하게 지내며, 5%정도는 1~2년 안에 발병하고 나머지 5%는 10~20년 또는 50년 이후에 발병할 수 있습니다.

폐결핵의 증상을 호흡기와 관련된 증상과 호흡기 이외의 전신증상으로 구분하여 보면, 호흡기 증상으로는 기침이 가장 흔하며 객담도 나타납니다. 혈담은 약하게 또는 심한 각혈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초기보다는 대체로 병이 진행된 경우에 나타납니다. 또한 병이 진행되어 폐의 손상이 심해지면 호흡곤란이 나타나고 흉막이나 심막을 침범하였을 때는 흉통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전신증상으로는 발열, 발한(특히 밤중), 쇠약감, 신경과민, 집중력 소실, 소화불량, 그리고 식욕부진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 식욕부진은 환자에게 체중감소를 야기합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물론 결핵환자에서만 나타나는 고유한 증상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성인 폐결핵 환자의 흔한 증상으로는 기침, 객담(또는 혈담), 발열, 그리고 전신적인 무력감과 체중감소를 꼽을 수 있습니다.

폐결핵 이외에 결핵은 발병하는 부위(폐, 흉막, 림프절, 뇌, 척추, 신장 등)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신결핵이면 혈뇨(hematuria)와 경우에 따라 배뇨곤란,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척추결핵이면 허리에 통증을 느끼고, 결핵성 뇌막염이면 두통과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결핵약제가 치료에 도입이 되면서 치료만 올바로 해주면 결핵은 거의 대부분 치료가 가능합니다. 일부 증상이 아주 심한 환자를 제외하고는 요양소나 병원에 입원할 필요가 없고,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육체노동이나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결핵이 완치되기 위해서는 첫째로 약제의 처방이 적절해야 하고, 둘째 규칙적인 복용, 셋째 충분한 용량, 그리고 넷째로 소요기간 동안 투약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 네가지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만 완치가 가능하고 이중 한가지라도 지키지 않으면 치료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마지막으로 결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BCG접종을 해야 하는데, BCG는 우형결핵균의 독성을 약하게 하여 만든 것으로 사람에게는 병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결핵에 대한 면역을 갖게 하는 백신입니다. 결핵균에 감염되기 전 BCG 접종을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발병률이 1/5로 줄어드는데, 이 효과는 10년 이상 지속됩니다.

엄   상   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