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업은 개방화 시대의 한 가운데서 살아남을 것인가 죽을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서있다.

끊임없는 농산물 시장개방화의 거대한 파도에 제주농업은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이다. 농산물 시장개방화가 의미하는 것은 한마디로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세계 각 나라와 수많은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었지만 이제부터는 공통된 농산물시장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농산물이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장구조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농산물이 살아남는 길은 ‘차별화’를 통한 고객만족이다. 이러한 차별화는 제주농업 구조의 선진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명품브랜드 만들기라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가 성숙한 시장경제 하에서는 상품거래가 단순히 제품을 사고파는 게 아니라 브랜드를 사고파는 것이다. 브랜드가 곧 상품이고, 상품이 곧 브랜드이다.

그동안 우리는 전자제품 같은 공산품에만 브랜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농산물에는 브랜드가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농산물 시장개방의 확대 등 급격한 농산물 유통시장 변화로 안정적인 판매경쟁력 확보와 소득창출을 위해서는 명품브랜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현재 제주지역 브랜드는 총 152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등록된 브랜드가 89개며 미등록이 63개에 이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추진된 농산물 브랜드는 사용주체의 조직화 미흡과 브랜드 관리체계 미흡, 브랜드 마케팅전략의 수립부족, 브랜드문화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소비자에게 제대로 인지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농산물브랜드는 이름만 양산하였을 뿐이지 성공한 브랜드는 거의 없다. 브랜드는 믿음이다.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농산물에 대해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공급물량이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 브랜드의 차별화와 엄격한 사후관리, 효율적인 브랜드마케팅 전략의 수립과 운용 등이 필요하다. 우수한 ‘파워브랜드’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시장에서 실패한다는 게 대세다.

소비자는 생산자의 배려하지 않는다. 농산물 브랜드시대에서 나쁜 브랜드는 제대로 팔리지 않지만 브랜드가 없는 농산물은 아예 팔수가 없다.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브랜드를 만들어 내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   하   성
제주특별자치도 농업정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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