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요사이 가족 중 환자가 있어 병원을 오가고 있다.

모 종합병원 원무과 접수창구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노라면 군대에서나 볼 수 있는 줄서기를 생각나게 한다.

질서를 지켜 차례대로 일을 처리하는 것도 좋지만,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고 세계경제 한자리 숫자를 지향하는 나라의 의료 서비스 수준은 후진국 수준이다.

진료접수 환자들을 네 다섯줄 줄서게 하고는 원무과 직원들은 면접관인양 한 사람 한 사람 접수를 받고는 환자들이 좀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면 인상부터 찌푸리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 것이 병원풍경이라면 과장된 얘기일까.

줄을 서있는 환자들 중에는 외국인도 있었다.

외국인을 의식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손님이란 예우차원에서라도 좀 빨리 일을 처리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차례를 기다리다가 다른 볼일이 있어도 접수나 수납이 끝나지 않고는 다른 볼일을 볼 수 없는 것은 또다시 줄을 서야하는 번거로움 때문이다

이런 모습은 평일 아침이나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은 더욱 심하다. 병원원무과 앞은 인산인해로 환자라기보다 어쩌면 인간시장을 연상케 한다.

쪼그리고 앉아 있는 있는가 하면, 불편한 환자들마저 같은 정상인들과 같이하게 하는 것은 장애인 우선이란 말은 허울 좋은 개살구며 우리의 의료 서비스가 이 정도 밖에 안되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한다.

대부분이 병원들은 차례번호를 인출해서 의자에 앉아서 기다린다든가 볼일을 볼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의 공간 배려가 있는데도 불편하면 이용하지 않으면 그만이란 뱃장에 할말이 없다.

그리고 더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의사의 행동이다. 어느 날 오후 마지막 진료 차례가 되어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

검사 결과에 병의 원인과 주의사항 등 상세히 묻고 싶은 것이 환자의 심정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애달픈 심정은 아랑곳 하지 않고 회의가 있어서, 진료시간이 다돼서 상세히 상담을 못해줘서 미안하다는 등 의사 본인이 할말만 하고는 환자보다 먼저 진료실을 나가는 의사의 행위에 도덕성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아 참으로 씁쓸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아무리 위급한 환자일지라도 환자를 심적으로 안정을 시키는 의사의 말 한마디, 표정하나가 환자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는 것을 일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환자의 병을 담보로 하는 장사라 하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진료를 해줄 때 우리의 사회는 밝고 희망으로 넘칠 것이다.

강   영   수
우도면 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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