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용문(登龍門). 용문(龍門)은 중국 황하 상류의 산서성과 섬서성의 경계에 있는 협곡의 이름인데 이곳을 흐르는 여울이 어찌나 세차고 빠른지 큰 물고기도 여간해선 거슬러 올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일단 오르기만 하면 그 물고기는 용이 된다는 전설이 있다.

 ‘용문(龍門)에 오른다’는 것은 과거에 급제하는 것을 가리키게 되었고 오늘날에는 어려운 관문을 뚫고 출세의 문턱에 서는 일을 말하게 되었다.

 선거는 정치인들의 등용문이다.

유권자들이라는 험준한 협곡을 돌아 흐르는 여론의 세찬 물살을 이겨냈을 때 마침내 국민들을 위해 봉사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선거를 통해서 정치무대에 데뷔를 했고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가고 있다.

하지만 당선된 정치인들이 모두 용의 전설로 회자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그 중의 일부는 20~30% 대의 낮은 투표율로 협곡이 아닌 계곡을 지나고, 정치적 무관심이라는 개울물을 거슬러 단지 ‘어문(魚門)’에 오른다. 용의 흉내를 낼 뿐이다.

 오늘은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제6선거구)보궐선거일이다.

재·보궐선거는 특정 지역에서만 치러지는 특성상 유권자들의 관심이 적고, 선거일이 평일이어서 투표율이 저조하다고들 한다.

또한 가뜩이나 쇠고기 광우병 파동 등으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져 있어 “정치 1번지”로 여겨지는 우리 지역에서도 18대 국회의원선거시의 투표율(전국 최고:53.5%)에 미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 유권자들은 험준한 협곡을 만들고 세찬 물줄기를 흐르게 해서 용문(龍門)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그 험한 문을 통과한 정치인들에게 우리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와 지지를 보내야 할 것이다.

강  리  정
제주시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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