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그렇지만 일본 국가대표팀과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볼 때마다 눈에 거슬리는 한가지가 있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부르짖는 왜곡된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모 해설자의 ‘오버성 멘트’는 오히려 웃음이 나게 한다.

대한축구협회의 상징동물이 호랑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 축구팬은 많지만 일본축구협회의 상징동물을 아는 이는 드물다.
바로 ‘까마귀’다.
그냥 까마귀가 아니고 다리가 셋 달린 ‘삼족오(三足烏)’다.

▶6일 벌어진 청소년 대표간의 한.일전에서도 일본축구협회의 삼족오는 유난히 돋보였다.
이 삼족오 그림이 그려진 곳은 일본 황궁이나 황족의 무덤 벽이 아니라 각저총 등 고구려의 고분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 등 우리 나라 삼국은 까마귀를 신성시했다.

태양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겼다.
언제부턴지 까마귀를 재수 없는 것으로 치부했는지 알 도리는 없지만 까마귀는 미물 중 유일하게 효도를 아는 동물이다.
늙어 사냥 능력이 없는 어버이를 위해 먹을 것을 날라다 준다.
반포지효(反哺之孝)가 그것이다.

▶가끔 일본 스모 경기를 T.V를 통해 보노라면 경기 진행자가 괴성을 지르는 것이 눈에 띤다.
일본 사람들도 뜻을 알지 못한단다.
그냥 어렴풋이 옛날 고구려 무사들이 훈련시 내는 소리라고 짐작 할 뿐이다.

각저가 씨름을 뜻하고 일본 최고 인기 스포츠 종목인 스모에 고구려 무사들의 함성이 나온다면 일본 축구협회가 왜 삼족오를 차용했는지 어렴풋이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중국의 전통극인 경극에서도 고구려의 모습이 나온다.
극중간에 시커먼 복장에 덩치가 큰 무사가 등장한다.

이 무사가 뜨면 중국의 유명한 장군들이 처음에는 질겁을 한다.
무서워서 쩔쩔매다 모두 힘을 합쳐 이를 물리치는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이 장군이 ‘연개소문’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역사는 분명 우리의 것이다.
삼족오도 연개소문도 우리조상들이 믿었던 영물이고 우리의 조상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엉뚱하게 이웃나라 축구협회 마스코트가 돼있고 물론 극중이기는 하지만 여러 명 중국장수에게 둘러싸여 몰매를 맞고 있다.

느닷없는 중국의 북방공정이나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 분노할 것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우리의 것을 먼저 찾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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