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을, 선남선녀들이 백년해로를 기약하는 혼례가 줄을 잇고 있다.
요즘 결혼식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드레스와 검은 턱시도가 결혼식을 상징하는 의상이며 의상에 걸맞은 혼례식이 성행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 전통혼례에 대한 그리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이에 서귀포문화원(원장 김계담)은 서구풍조에 밀려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고 이를 고증하기 위해 12일 서귀포 시민회관에서 전통혼례를 재현한다.
이날 전통혼례 홀기(혼례식을 진행하는 순서)에 따라 의식을 진행하게 되는데 우선 신랑이 신부의 집에가서 오리 두 마리를 바치며 사위가 될 것을 허락받는다.

이어 대례청으로 돌아와 대례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서고 손을 씻어 마음을 정결히 한 후 집례의 창홀에 따라 천지신명과 부모에게 맹세한다.
또 평생 부양할 것을 맹세하고 요즘 성혼선언을 의미하는 의식인 오색실로 꾸며진 바가지에 술을 따라 바꾸어 마시면 식이 모두 끝난다.

동양문화연구소 오문복 소장은 "현대 혼례식도 우리 전통혼례와 같이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고 하지만 식을 거행하는 사람들은 의식의 경건함을 살리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따라하기가 일쑤"라고 지적했다.
오 소장은 "혼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랑, 신부가 평생부양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귀포문화원 김 원장은 "최근 복잡 다난한 현대흐름 속 전통문화의 부흥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서서히 많아지고 있다"며 "이번 재현하는 전통혼례는 지난 3월부터 향토역사반의 그동안 쌓아온 전통문화에 대한 애정을 대표적으로 풀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전통혼례재현을 우리 문화원의 문화사업으로 선정해 의뢰하는 시민들에게 언제든지 제공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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