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굴 소리연구회 주최

오랜만에 제주선인들의 얼을 재현하고 그 속에서 제주문화의 정체성을 찾아볼 만한 가무악극이 찾아온다.
한국고전문학의 대표적 해학·풍자소설 배비장전을 제주민요로 풀어내 한판 제주소리 가무악극이자 희가극(Opera Comique) '제주기 애랑'.

제주동굴소리연구회(대표 현행복)가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배비장전의 실제 배경인 제주목관아와 성읍 정의현청에서 펼쳐진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하다.
배비장전은 조선시대 작자를 알려지지 않은 작품으로 양반사대부와 서민들간에 빚어지는 갈등을 풍자적이고 해학적으로 풀어놓은 이야기로 한국고전 해학소설의 백미이자 판소리 12마당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양반사대부와 서민들 사이에서 빚어지는 갈등, 본토에서 부임한 지배층과 제주에 사는 토박이 백성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긴장관계를 목사와 배비장, 애랑이와 방자 두 부류의 상징적 인물들을 내세워 익살스럽게 풀어낸 이야기다.
지금까지도 배비장전은 도내외에서 마당극이나 뮤지컬 등 지속적으로 작품화되고 있다.

그러나 스토리 전개가 제주를 배경으로 하고는 있지만 음악은 제주의 색채와는 무관하게 구성되고 있다.
동굴소리연구회는 이러한 기존 작품들과 달리 스토리 배경과 어울리는 제주색채의 음악, 제주민요로 이야기를 더욱 맛깔스럽게 빚었다.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통한 극적 진행, 분위기에 어울리는 민요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무용과 마임의 조화를 통해 가무악극으로서의 독특하게 연출했다는 것이 이번 공연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한편 '제주기 애랑'은 오는 21일 제주목관아 연희각과 23일 성읍 정의현청에서 오후 7시에 각각 공연되며 애랑역에는 대구예술대학 현인애, 배비장 동굴소리연구회 현행복, 목사 서울대 김성길, 방자 제주도국악협회 강석진 등이 열연한다.
이외에도 제주페스티벌밴드와 제주소리합창단, 김희숙제주춤아카데미, 어린이중찬단 '고사리꼼짝'이 출연할 예정이다. 문의)743-9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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